sang-a 2007. 3. 2. 18:32
    슬픈 인연
    / 김 나 연
    소복이 눈이 쌓여 갑니다.
    사랑이 내게로 오던 그날처럼
    온 세상은 눈이 부신데
    가난해진 나의영혼은 지금 저승같은 싸늘함
    세월이 절룩이며 지나고
    사는 일이 가슴시립니다.
    저 만치서 천둥이 울고
    또 저 만치서
    누렇게 뜬 하루가 가는 동안
    그래도 담장 아래 제비꽃은
    봄을 맞이하겠습니다만,
    어긋난 우리의 인연은 아픈 겨울안에 삽니다.
    하염없이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저의 숙명인냥 거역없이 내리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쌓인 눈도 다 녹아지고
    강물 흐르는 소리에 하늘이 맑아지겠지요.
    묻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메마른 나의 뜨락엔 풀포기 하나 없지만
    개망초는 아랑곳없습니다.
    어디에 나의 안부를 내려놓고
    사랑을 인연을 인생을 이야기할까요?
    기운 달빛 사이로
    눈꽃처럼 서 있는 나목이
    나 였으면 참 좋겠습니다.
    머지않아 봄이 오리란 사실을 알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