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a 2007. 3. 21. 17:39

운명과의 결투.

 

                                / 김 나 연

 

사랑을 하기엔 어둔 밤이 좋다.

말이 없는 나는

아득히 먼  별에게 

두 눈만 가만히 던지고

너는 내 눈에서 존재도 없이 흔들렸다.

왕관을 버리고

너의 길기만 한 이름이 허공에서 흩어진다.

운명의 한 밤.

막이 내리고 고달픈 징소리가

바다를 건넜다.

우리의 생은 슬픔.

죽음의 길로 접어든 침묵.

흰 옷깃을 여미는 다시 못 올 푸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