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연의 서재 (시조시) ◑
운명과의 결투.
sang-a
2007. 3. 21. 17:39
운명과의 결투.
/ 김 나 연
사랑을 하기엔 어둔 밤이 좋다.
말이 없는 나는
아득히 먼 별에게
두 눈만 가만히 던지고
너는 내 눈에서 존재도 없이 흔들렸다.
왕관을 버리고
너의 길기만 한 이름이 허공에서 흩어진다.
운명의 한 밤.
막이 내리고 고달픈 징소리가
바다를 건넜다.
우리의 생은 슬픔.
죽음의 길로 접어든 침묵.
흰 옷깃을 여미는 다시 못 올 푸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