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a 2023. 11. 20. 11:32

흑산도에서

 

스스로 유배당한 오래된 섬이 있다

노을은 석양이면 눈시울 먼저 붉고

파도는 기억찾아 헤메는지 온 몸으로 부딪는다

 

어진 아내 손을 잡고 해변 걷는 노 신사

서로의 모난 부분 세월 안에 가두고

두 어께 기대어 사는 몽돌을 닮아 있다

 

산 모롱이 도는 바람 끝 잡고 서서

푸르디 푸른 물에 몸 담근 바위 본다

동백이 피고 또 지는 동안 모든 시름 품고 사는

 

               <時 효원 김나연  흑산도에서 > 22.종로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