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서체 변천사 한눈에 한겨레신문, 16.7.1.
한글 필사체 중 정자의 변천. 어제자성편(1746년), 고문진보(영조 연간), 학석집(19세기), 산성일기(연대 미상)의 서체(왼쪽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막연히 ‘궁서체 ’ ( 宮書體 ) 라고만 알려진 한글 서체의 원류와 변천사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가 1일부터 열린다 .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원장 이배용)은 한글 반포 570돌을 기념해 경기도 성남의 원내 장서각 전시실에서 연말까지 ‘한글, 소통과 배려의 문자’ 특별전을 연다. 장서각이 소장하고 있는 <월인석보>와 <월인천강지곡> 등 조선 왕실의 한글 자료와 <동의보감 내경편언해> <한산 이씨 고행록>과 같은 민간 자료를 포함해 모두 1 00여종을 전시한다.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한글 서체의 변화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중연은 미리 낸 알림 자료에서 “이번에 전시된 한글 자료는 서체의 아름다움도 매우 뛰어나 서체 미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한글 서체 발전의 주역은 소설 필사, 서간 등에서 한글을 사용한 여성들이었다. 이번 전시에선 손으로 직접 쓴 정자와 반흘림, 흘림체 등 필사체와 금속활자, 목활자의 변천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한중연은 “필사체의 경우 컴퓨터용 한글 서체로도 개발이 가능할 정도로 매우 단정하고 유려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또 장서각 고문서 조사연구 사업에서 새로 발굴된 경상남도 진주 마진마을 ‘재령이씨’ 종가 문서 2만여점도 첫선을 보인다. 여기엔 평민과 노비들이 상례나 제례에 대비해 상호부조 성격의 ‘계’ 모임을 만든 사실을 보여주는 문서들이 포함돼 있는데, 한글로 작성된데다 ‘황강아지’ ‘김뭉치’ ‘김바회’ 등 순우리말 이름이 다수 적혀 있어 눈길을 끈다. 숙종 연간에 쓰인 <한산이씨 고행록>(1718년)과 영조 때 편찬된 <어제계주윤음>(1757년)도 상당한 가치를 지닌 문서라고 한중연은 밝혔다. <…고행록>은 마흔일곱에 남편을 사별한 저자 이씨가 예순아홉에 생을 마치기까지 “열녀로 포장되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진솔한 체험과 삶의 애환을 꼼꼼히 적은 귀한 기록”이라고 평가된다. <…윤음>은 임금이 공무원인 관리들에게 사실상의 ‘금주령’을 내리면서 왜 술을 경계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강희철 기자 |
출처 :서울대학교 우리문화탐사회 원문보기▶ 글쓴이 : 선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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