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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부쳐 1.

by sang-a 2007. 3. 1.

 

 

 

바람에 부쳐 1.

 

                                            / 김 나 연

 

남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바람이 푸른 산들을 좇고

사람들은 또 산에게 밀려가고 있을 때

하이얀 햇살과 섞이어 선 배꽃을 만났다


텅 빈 간이역을 돌려 앉히고서도

4월의 꽃들은

산자락을 타고 눈을 당긴다

이런 날이면

들녘에 눕는 풀잎이라도 될까 싶어.

 

바람탄 하루 위로

땅거미가 내리는 남도.

이곳에 오면

누군가를 만날것만 같은 설렘에 

가슴이 철없이 뛰고 있어.

 

선분홍 꽃들이

까닭없이 젖어가며 시간을 갉아먹는 

마지막 예감.

왜 비가 오는걸까? 이 남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