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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초상

by sang-a 2007. 3. 1.

 

 

보이지 않는 초상

 

                                         / 김 나 연


갖가지 꽃들이 숨차게 흐드러지는
여름날이 오면
가슴 깊이 푸른 바다가 울컥, 그리워지네.

창포같은 내 속살이

파도처럼 넘실대던

스무살 여름이 푸르게 백사장을 달려오네.

지금은

그 자리에 다시 서 봐도

오징어잡이 불빛만이 검은 밤바다에

띄엄 떠가고

물새 쉴 섬 언덕은 사라지고 없네.

아~

파도가 쓸어간 젊은 날의 초상을

바닷가 모래위에 다시 그려보네.

끼륵 끼륵

물새 울음 한 소절 그리운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