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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대한 침묵

by sang-a 2007. 3. 2.

 

 

 

슬픔에 대한 침묵

 

 

가을 하늘보다
더 푸른 눈을 가졌던사람이 있었다
툇마루에 햇살이

들어서기도 전에

주린 배를 위하여 세상으로 나아가
앞산도 잠든지 오래가 된 후에야
무거운 생의 등짐을 부리는 사람.


숲으로 가면

언제나 새들의 노래가 기다릴까 싶지만

눈은 어둡고

귀는 멀어만 가는데,

오늘도

그의 집 골목을 들어서면

아는 체 하는 건 유일한 외등.

 

말을 모르는 그 사람

말을 잃은 외등

어디선가 지난 가을의 낙엽소리만

들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