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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눈물짖는 까닭.

by sang-a 2007. 3. 2.

 

 

 

비가 눈물짖는 까닭.

 

                                                  / 김 나 연

                  

삭풍의 자락을 잡고
먹빛 구름이 해산한 비가

잰걸음으로 달린다.

안식을 위한 

거침없는 질주를 하는 중년 사내의

머리카락에서 염색 냄새가 난다.

 

길가에 피는 꽃에 앉은 먼지는

한 줄기 비가 다녀가면 더욱 푸르러지는데

사내의 머리카락은 어느 새 하얀 새치가 다시 돋는다. 

 

비는 내려도

사내의 가슴을 씻어주지 못한다.

아무도 그의 새치를 꽃이라 하지 않기에.

 


(04.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