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월시문학상, 이재무 '길 위의 식사'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문학사상이 주관하는 제27회 소월시문학상 수상작으로 시인 이재무(54) 씨의 ‘길 위의 식사’ 외 23편이 선정됐다.
소월시문학상 심사위원회는 “4일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의 주재로 열린 본심 심사에서 이재무 시인의 ‘길 위의 식사’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면서 “각박한 현실의 삶과 그 고뇌를 인간적인 사랑으로 끌어안고 이를 정신적으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시적으로 구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일상의 현실에 빠져들기 쉬운 매너리즘을 벗어나 깊이와 무게를 지닌 서정시의 본연의 모습을 지켜오고 있는 시인의 노력은 매우 소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본심에는 고영민(44), 이홍섭(47), 장석남(47), 손택수(42), 윤제림(52), 조용미(50), 함민복(50), 여태천(41), 황인숙(54), 김선우(52), 그리고 이씨 등 11명의 작품이 올랐다.
소월시문학상 상금은 1300만원이며 시상식은 11월 초에 열릴 예정이다.
gogogirl@newsis.com
길 위의 식사
사발에 담긴 둥글고 따뜻한 밥 아니라
비닐 속에 든 각 진 찬밥이다
둘러앉아 도란도란 함께 먹는 밥 아니라
가축이 사료를 삼키듯
선 채로 혼자서 허겁지겁 먹는 밥이다
고수레도 아닌데 길 위에 밥알 흘리기도 하며 먹는 밥이다
반찬 없이 국물 없이 목메게 먹는 밥이다
울컥, 몸 안쪽에서 비릿한 설움 치밀어 올라오는 밥이다
피가 도는 밥이 아니라 으스스, 몸에 한기가 드는 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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