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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연의 서재 (시조시) ◑

소쇄원 심서( 瀟灑園 心書)

by sang-a 2021. 2. 20.

소쇄원 심서( 瀟灑園 心書)

 

 

                                효원 김나연

 

맑은 바람 당겨 낮은 자리 앉혀두고

세월은 골물소리 대신 흘려 맞고 있다

먼 그날

상념(相念)에 감기어 맴돌 듯 드는 길목

 

살구꽃 지던 자리 하얗게 물든 노을

사계를 넘나들며 찬이슬에 더러 취해

한 소절

가락 풀어가는 구름이듯 하였으리

 

광풍각(光風閣) 마룻보며 손님처럼 서성인다

어진 뜨락 가지 끝 스쳐가는 내 가난한 詩

천 갈래

비에 젖은 빛 닮은 몸살 무례하다

 

 

         2020. 종로문학 시화전 <종>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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