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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연의 서재 (시조시) ◑

죽어야 별이 될 수 있는가?

by sang-a 2007. 3. 2.

 

죽어야 별이 될 수 있는가?


                                   김 나 연

 


칼바람이 싫다.

허허로움이 더한 듯 하여 싫다.

 

삼백예순날을 배당 받아

어렵사리 먹어가고 있다. 

 

동짓날 장독대에 팥죽 올려 놓고
잡귀가 물러가길 빌던 내 어머니
빠알간 연시 두엇 까치에게 내어주던
감나무.   모두 사랑인데 허허롭다.

 

팔순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깊은 주름.

 

 "내가 살면 일년을 더 살겠나 이년을 더 살겠나"


살고 싶단건지 죽고 싶단건지

알고도 모를 말씀안에 노을이 진다.

 

진정 죽어야 별이 될 수 있는가?
산은 왜 메아리를 남기는가?

하늘과 가까워질수록 더 작아지는  것들........


풀잎으로 살아도 이슬이고
들꽃으로 살아도 바람이다.

 

떠나버린 것들을 별에서 본다.


하얗게

흐드러진 감꽃이 때를 모르고 밀려온다.

별.
나의 그리움이 닿아지면 별이 될 수 있는가?

 

잎 지는 소리 지나간 빈 가지에

소복히 눈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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