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 별이 될 수 있는가?
김 나 연
칼바람이 싫다.
허허로움이 더한 듯 하여 싫다.
삼백예순날을 배당 받아
어렵사리 먹어가고 있다.
동짓날 장독대에 팥죽 올려 놓고
잡귀가 물러가길 빌던 내 어머니
빠알간 연시 두엇 까치에게 내어주던
감나무. 모두 사랑인데 허허롭다.
팔순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깊은 주름.
"내가 살면 일년을 더 살겠나 이년을 더 살겠나"
살고 싶단건지 죽고 싶단건지
알고도 모를 말씀안에 노을이 진다.
진정 죽어야 별이 될 수 있는가?
산은 왜 메아리를 남기는가?
하늘과 가까워질수록 더 작아지는 것들........
풀잎으로 살아도 이슬이고
들꽃으로 살아도 바람이다.
떠나버린 것들을 별에서 본다.
하얗게
흐드러진 감꽃이 때를 모르고 밀려온다.
별.
나의 그리움이 닿아지면 별이 될 수 있는가?
잎 지는 소리 지나간 빈 가지에
소복히 눈이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