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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연의 서재 (시조시) ◑

무엇으로 살리

by sang-a 2007. 11. 6.

 

 

무엇으로 살리

 

                              김 나 연

 

 

쓸쓸히 비가 내리고 죽음처럼 누워버린 시간

그 위에 시간보다 더 아득해진 사랑 하나 있다.

오늘도 무거운 창을 흔들며 바람이 다녀갔네

어제도 또 지나간 하루도 홀로 길을 가--

무엇으로 살리

저린 시간들 어둔 골목에 묻어 두고

흔적없는 바람으로나 살까

누군가 살기어린 눈빛으로

내 살점을 뜯겠다 하면 공허한

남은 여생도 마져 먹으라 하겠네

어둠과 빗속에 흑백으로 젖는 날들

무엇으로 살리

돌아올 수 없는 어제가 빚이 되었다

무엇이리 무엇이리

무엇으로 나 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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