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잎 단풍
/ 임성구
첫서리가 샛빨간 감잎에 앉았습니다
쭈글쭈글한 가슴으로 달에게 젖을 물린
대봉시 감분 같은 어머니
단풍 한 잎이 눈물입니다
<유심> 2012.1월호
초장과 중장은 장 단위 1연1행으로 배열하고
종장은 구 단위 1연2행으로 배열한 3연 4행의 <감잎 단풍>은 연 단위 장 구분으로 시조의 맛을 낸
작품이다.
"대봉시 감분"은 샛빨간 감잎에 앉은 첫서리다. 만추 이미지 말고도 이 작품에는
말하지 않은 슬픔이 어려 있다.
오래오래 간직해온 어머니 생각이 들어 있다.
가을ㄷ 하아여 "쭈글쭈글한 가슴으로 젖을 물린 어머니 형상으로 다가오는 시인.
젖을 물릴 나이의 머머니 가슴이 쭈글쭈글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 옛적 배고픈 어머니가 아기에게 젖도 나지 않는 쭈글쭈글한 빈젖을 물린 건 아닐까
형식적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이 깨끗한 단시조는
길고 먼 이야기를 간명하게 묘사했으나 시인의 연연한 사모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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