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하나에 내 삶을 얹고
김 나 연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마음속에 빛 하나를 품어
하루를 살아가고
어둠이 와도 두려움을 견딜 수 있는 까닭이다
억새의 일렁임을 보며
가슴 먹먹해져본 적 있는가
홀연히 사라져버린 사람을
그리워해본 적 있는가
바람을 벗삼아 어디든 가야한다
기억이 사라진 꿈을 아득한 그것을
찾아야만 한다
『삶이란 찰나의 물거품과 같은 것을
꿈 속을 헤메이며 영원하다 살아왔네
이 세상 낳기전에 내가 과연 누구이며
이 세상 태어난 후 나 또한 누구련가
자라나 성인되어 잠시동안 머물더니
눈 한번 감은 뒤에 나 또한 누구련가 』 88.9.1 김동석
암과 투병하시다
회갑을 겨우 넘기시고 아까운 생을 마감하신
아버지의 마지막 작품이다.
아내에게는 늘 정제된 물과같은 언어로 예를 갖추셨고
자식들 앞에서 크게 노하시는 모습 보인적 없던 분.
유머도 있고 자상하셨지만 조용한 성품과 위엄때문에 사람들이 어려워하던 분으로 기억된다.
온 국민이 대한민국을 목터지게 외쳐대던 올림픽이 있던 그 해에
깔끔한 셔츠와 양복 직접 골라 갈아 입으시고
고독하기 이를데 없다는 그 길을 홀로 가셨다.
언젠가 언니가 절에서 천도제 (遷度祭)를 지냈다는 말을 들었다.
아버지께서 그곳에선 제자분의 따스한 보필을 받으며 평화롭게 잘 계신다고.....^^
(자식의 염원으로 행한 것이니 효심의 일부로 생각하고 싶다)
많은 세월이 흘렀다.
삶이 버겁다 느껴질 때마다 늘 정신적 지주셨던 아버지가
내게는 닿을 수 없는 그리움이 되고 있다.
나의 뜨락에 꽃씨를 뿌리고 햇살을 기다린다
맑은 이슬처럼 순간 사라지는 삶이 허무하다 하여도
당신이 얼마나 우리에게 큰 존재였는지
그리고 우리는 또 얼마나 사랑하였는지
나의 작은 꽃씨가 바람을 타고
당신의 뜨락에 내려 안부를 전하게 되기를
오늘도 사모하는 마음을 노래한다.
- 한가위를 보내며 아버지 다시 그리운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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