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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산책로 ◑

오늘의 고사성어 [격화소양 隔哗搔癢]

by sang-a 2016. 2. 14.

 

격화소양 (隔哗搔癢)

[사이뜰 격. 신 화. 긁을 소. 가려울 양]- 신을 신은 채 가려운 데를 긁다.

 

신발을 사이에 둔 채 발바닥의 가려운 곳을 긁으면 시운할 리 없다. 힘써 노력하지만 얻는

성과는 아무 것도 없거나 일이 철저하지 못해서 성에 차지 않을 때 흔히 이 말을 쓴다.

답답한 일이 많았든지 비슷한 속담이 많다.

'신 신고 발바닥 긁기' '목화 木靴 ( 사모관대를 할 때 신던 신. 바닥은 나무나 가죽) 신고

받등 긁기', '옷 입고 가려운 데 긁기' 등 숱하다.

정작 본인은 어쩔 수 없이 신발을 긁고 있지만 옆에서 보면 임시로 때우거나 신발 벗는

꾀도 못내는 어리석은 행위로 보인다.

麻姑搔癢(마고소양)은 摩姑할미의 손톱으로 긁으니 시원하게 일이 잘 풀리는 것을

뜻한다.

搔소는 긁는다는 뜻으로 조직을 긁어내는 搔派소파 수술에 쓰이는 글자,

癢양 은 가렵다는 뜻의 瘍(종기양) 이 본자다.  爬도 굵을 파.

 

이 말은 불가에서 주로 사용됐다고 한다.

'방망이를 들어 달을 치고 가죽신을 신고 가려운 곳을 긁는다.(捧捧打月 隔靴爬瘍/ 봉봉타월 격화파양)' <無門關(무문관)>는 말이나 ' 당에 오르니 어떤 사람이 빗자루를 들고 상을 두드리니 정말

가죽신을 신고서 가려운 곳을 긁는 것과 같다.

또, 시에 제목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가죽신을 신고 가려운 곳을 긁는 것과 다름없다 라는 말은

시화총구에 있다.

 

조선후기의 학자이며, 노론의 영수인 송시열같은 대학자도 학문의 미흡함을 이같이 토로한다.

맹자에서 호연지기가 나오는 호연장을 500번 600번 읽으면서도 의미를 알 수 없다고 하면서

안타까워하는 재미있는 내용이  宋子大全 (송자대전)에 나온다.

이 책은 우암 송시열을 공자. 주자에 버금가는 성인으로 존칭항 송자라 한 데서 비롯한 것이다.

 

제공  : 안병화 (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