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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가면 더 좋다 ◑/산

우중산행 주왕산

by sang-a 2015. 7. 6.

[우중산행 코스가이드 | 주왕산] 협곡 속을 흐르는 역동적 물줄기
  • 글·김기환 기자


대원사에서 주방천 따라 내원마을까지 왕복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바위산인 주왕산(周王山·720.6m)은 계곡 또한 아름답다. 택리지(擇里志)의 저자 이중환은 주왕산을 보고 ‘모두 돌로써 골짜기 동네를 이루어 마음과 눈을 놀라게 하는 산’이라고 평했다. 지금도 주왕산을 처음 찾는 이들은 산 입구의 기암과 그 위 1km 지점부터 시작되는 바위협곡의 수려함에 놀라게 된다.

주왕산 주방천은 우중산행지로 최적의 조건을 지닌 곳이다. 핵심이 되는 산길이 계곡을 따라 길게 이어지며 물줄기를 넘나들기 때문이다. 국립공원 구역이라 안전시설이 완벽하게 설치되어 있고 코스도 완만하다. 물이 불어나 용틀임하는 계곡을 바로 옆에서 구경할 수 있는 장소도 많다. 마음 편하게 우중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주방천은 계곡 자체도 멋지지만 주변을 계곡을 둘러싼 엄청난 바위봉우리를 감상하는 재미도 남다르다. 고풍스런 대전사를 거쳐 기암과 학소대, 급수대 등 계곡을 따라 도열한 바위봉우리들이 아찔하게 솟아 있다. 이런 주방천을 따라 내원동까지 산책하듯 다녀오면 우중산행으로 안성맞춤이다.


산행은 주왕산 서쪽의 들목인 당마을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양쪽으로 음식점, 기념품점 등이 즐비한 길을 따라 10분쯤 걸으면 우선 주왕산 제일 사찰인 대전사(大典寺)와 기암이 반긴다. 절 뒤편으로 묏 산(山) 자의 형상이 뚜렷한 깃발바위(旗岩)가 신비롭게 보인다.

기암이란 이름은 이곳에 전해 오는 주왕의 전설에서 유래했다. 중국 당나라 때 후주천왕을 자처하고 군사를 일으켰던 주도(周鍍), 즉 주왕이 패전하여 병졸 1,000여 명을 이끌고 신라로 도망쳐 주왕산에 숨어들었다는 전설이다. 대전사를 떠나 보도블록길 끝까지 들어가면 상가지역이 끝나고 아치형 콘크리트다리인 기암교가 나온다. 차도 다닐 수 있는 완만한 산책로가 600m 위 지점인 자하교휴게소(제1팔각정)까지 이어진다. 계곡을 따라 봄이면 붉은 꽃을 피우는 수달래 군락이 무리지어 자라고 있다. 이곳의 수달래에도 주왕의 전설이 얽혀 있다. 주왕이 전쟁에서 패해 숨을 거두며 흘린 피가 주방천을 붉게 물들였고, 그 이듬해 물가 곳곳에 핏빛 수달래가 피어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 수달래는 수단화(水丹花)라고도 한다.

휴게소를 지나면 계곡 옆에 솟은 망월대, 급수대, 학소대 등 암봉들이 연이어 나타나며 눈을 즐겁게 한다. 협곡 속을 걸으면서 바라보는 수직 절벽들의 풍치는 전국의 어느 산에서도 볼 수 없는 기경이다.

계곡 가운데로는 긴 철다리가 놓여 있는데, 이따금씩 낙석이 있어 등산로 위에 터널식 지붕을 해둔 곳이 있을 정도로 양쪽의 절벽이 가파르다. 비가 내리면 협곡을 흐르는 물줄기의 기세가 무서울 정도다.

최고봉이 해발 834m에 불과한 주왕산에 이렇듯 큰 암봉들이 서서 협곡을 이루게 된 것은 거듭된 화산폭발 때문이라고 한다. 주왕산의 암질은 화산 폭발 시 고온의 화산재가 용암처럼 흘러내려 굳은 바위인 회류응회암인데, 여러 차례 폭발이 거듭되며 켜켜이 쌓여 이렇듯 높은 절벽과 암봉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이다.

급수대, 학소대 등 기암벽들 사이로 형성된 경관지는 모두 안전 사다리로 연결돼 있다. 우중산행 시 최고의 경관으로 꼽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제1폭포다. 수량이 많아지면 엄청난 소리를 내며 폭포수가 쏟아진다.

제2폭포는 여기서 500m 올라가서 오른쪽 협곡 안으로 100m쯤 들어가면 나온다. 구경하고 나서는 되돌아 나와야 한다. 제1폭포 상류에 있는 제3폭포를 지나면 갑자기 골짜기가 넓어지며 협곡지대가 끝난다. 이곳에서 10분쯤 걸어 올라가면 내원동마을이 나온다.

바위산 한가운데 엄청나게 넓은 분지가 형성되어 있다. 예전에는 이곳에 내원마을이 형성되어 사람이 살고 있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로 인기를 끌던 곳인데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다. 분지 가운데 자리 잡은 내원마을 초입에는 아직도 옛 분교 터가 남아 있다.

대원사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6km에 왕복 4시간쯤 잡으면 여유 있게 다녀올 수 있다. 주방천 탐방로는 호우특보가 내리지 않는 한 언제나 답사가 가능하다. 입산통제 여부는 주왕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054-873-0018)로 문의한다.

** 교통(지역번호 054)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하루 10회 운행하는 청송 약수탕이나 주왕산행 버스 이용. 6시간30분 소요. 청송읍내에서 주왕산행 시내버스 10?분 간격 운행. 20분 소요.   
 
** 숙박(지역번호 054) 주왕산 대전사 앞 상의리 시설지구에 여관, 민박집, 음식점 등이 많다. 여관은 꿈의 궁전(874-1611)과 주왕산장여관(873-5511)이 있고, 민박은 24시단체민박(874-2114), 고향민박(873-3207), 대구식당민박(873-29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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