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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연의 서재 (시조시) ◑

보리암 가는 길

by sang-a 2017. 7. 24.

 

              보리암 가는 길         

                                  

                                   김나연

 

안개에 점령당한 산길을 뚫겠다고
묻어둔 화두 하나 주문하듯 불러내어
뒤돌아
길 없는 길 위에서 다시 길 찾는다

 

바람도 이곳에선 합장을 하나보다
헐떡이는 신발이 오늘따라 무안하여
툭툭툭
가부좌 명상중인 돌멩이만 건드려

 

낮은 음계로 전해오는 안개비 설법
한 번쯤 내안에도 부처가 살았을까
감긴 듯
산자락에 울컥 형상 하나 매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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