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분류 : 국한문혼용가사
작자 : 남석하
자료형태 : 전적
소장처 : 한국가사문하관
해제시기 : 2009.12.31일
해제자 : 이현주 교수
작품설명(초록)
<백발가>는 남석하가 지은 4편의 가사작품 가운데 가장 장편으로 중국의 많은 인물과 전고는 물론 월령체가
형식이 삽입되는 등 다소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의 시가에서 월령체가 형식은 구전된 민요와
고려가요 <동동>에서 비롯되었다고 다지만, 이러한 형식의 수용은 그의 부친 남극엽이 지은 연시조
<애경당십이월가>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작품의 주 내용은 만고의 영웅들고 늙음과 백발을 피하지 못하고 결국은 죽음에 이르렀으니,
우리네 인생도 늙어지면 모든 일을 하기 어렵고 허무해지는바 결코 젊음을 헛되이 보내지 말 것을
호소하고 있어 자칫 허무주의에 머무를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백발가- 현대가
백발아 백발아 그대 어이 백발인가
소년이 백발되니 백발 보기 더욱 섧다
백발아 너 짐작하여 더디 남이 어떠하냐
대장부로 태어나서 매양 장성 젊고 지고
검은 머리 검어 있고 밝은 눈이 밝았으면
적송자 단구생을 그 누가 부러워하며
서왕모 돈방삭을 내 어이 생각할까
애처롭다 백발이야 소년 모습 어제러니
귀인머리도 그리됨을 한결같이 그러하다
자고영웅 백발됨은 한결같이 그러하다
맹상군의 호백구와 평원군의 대모잠이
일시영화 저러하되 백발은 못 금하리
공부자의 도덕이며 맹부자의 인의로도
만고성현 저러하되 백발은 못 면하고
이것이 누구 탓인가 백발의 네 탓이라
젊은이 늙어지고 늙은이 죽어지면
조선보물 내 것인들 어디다가 쓴단 말인가
만고영웅 진시황도 이 백발 금하려고
동남동녀 오백으로 불로초를 구하다가
모래언덕 황혼녘에 여산에 장사하고
천추호걸 한무제도 이 백발 금하려고
백량대 승로반에 불사약을 구하다가
분수추풍 저문 날에 무릉에 닿았으니
이것이 누구 탓인가 백발의 네 탓이라
백발보고 생각하니 부귀공명 허사로다
백발이야 무슨 일로 영웅호걸 다 늙도다
반산낙월 나는 눈물은 제경공의 백발이요
금일수양 왼 팔꿈치는 이광리의 백발이요
돌아와서 무룽배알은 소자경의 백발이요
말 위에서 능력 자랑은 염장군의 백발이요
노년에 꽃 무중간 구경은 두공부의 백발이라
이것이 누구 탓인가 백발의 네 탓이라
모새 노새 매양 놀새 늙기 전에 매양 노세
청춘에 못난 흥이 백발에 다시 날까
시중천자 이적선도 백발을 마다하고
포도주에 반쯤 취해 소년행을 지어내고
나이 칠십 노래자도 백발을 슬퍼하여
색동옷 몸에 입고 아이 놀음 하였으니
이것이 누구 탓인가 백발의 네 탓이라
머리 희어 백발되고 귀밑 희어 백발되면
만반진수 맛이 없고 절대가인 정이 없네
군신부자 영이별도 백발의 네 탓이요
부부형제 영이별도 백발의 네 탓이라
이러하나 저러하나 백발이 원수로다
반생 넘어 늙은 몸이 다시 젊질 못하여도
지금 후나 늙지 말게 오는 백발 금하려고
부상의 나뭇가지에 해와 달을 잡아매면
화살 같은 세월인들 제 어이 가랴마는
천황씨 만 팔천 년 초목으로 돌아가니
슬프도다 이 인생이 백발을 금할쏘냐
먹어보세 먹어보세 젊었을 때 먹어보세
닭볶음 자라탕이 맛좋다 하거니와
이내 인생 죽어지면 맛좋은 줄 어이 알며
감홍료 계당주가 술 좋다 하거니와
이내 인생 죽어지면 술 좋은 줄 어이알까
칠산바다 뛰는 고기 살진 놈 가려내어
은장도 놋장도로 가늘게 회를 치고
천근 큰 소 더운 간을 맛있는 곳 베어 내어
청동화로 참숯불에 바삭바삭 구어내어
바삐 걸어 바삐 오라 물색 좋은 저 주모야
취하게 먹고 취해 놀자 태도 좋은 저 주모야
모석상두 고주전을 내 이미 알았으니
창가소부 불수빈을 그대 어이 모를쏜가
당명황의 양귀비도 늙어지면 쓸데없고
초패왕의 우미인도 늙어지면 쓸데없다
먹고 놀세 먹고 놀세 젊었을 때 먹고 놀세
내 것 두고 못 먹는 것 왕장군의 창고로다
슬픈 인생 순간이요 길고 긴 무궁이라
이슬 같은 이 인생이 아니 놀고 무엇하리
정월 보름 좋은 시절 일 년 명월 이 밤 풍성
근수누대 놓은 곳에 달을 보고 노는 소년
검은 머리 백발되면 달을 보기 어려워지네
이월 청명 좋은 시절 청패 놓은 행화촌을
녹수청산 좋은 경치 등산하는 소년들아
검은 머리 백발되면 등산하기 어려워지네
삼월 상사 좋은 시절 어진 선비 이곳 와서
장안대도 신풍시에 협탄하는 소년들아
검은 머리 백발되면 협탄하기 어려워지네
사월 팔일 좋은 시절 녹음 짙어 긴 여름날
억만장안 팔만호에 관등하기 어려워지네
검은 머리 백발되면 관등하기 어려워지네
오월 단오 좋은 시절 녹음방초 좋은 때라
긴 동앗줄 줄을 매어 추천하는 소년들아
검은 머리 백발되면 관등하기 어려워지네
유월 유두 좋은 시절 나라 걱정 풍년 기원
함포고복 격양가로 마을 잔치 노는 소년
검은 머리 백발되면 잔치하기 어려워지네
칠월 칠석 좋은 시절 견우직녀 기쁜 상봉
일 년 한 번 만날지니 걸교하는 소년들아
검은 머리 백발되면 걸교하기 어려워지네
팔월 추석 좋은 시절 집 앞들에 익은 벼로
도소주 빚어 놓고 장수하기 비는 소년
검은 머리 백발되면 헌수하기 어려워지네
구월 구일 좋은 시절 구월 언제 중구 아니랴
황화주 취케 먹고 단풍 구경 하는 소년
검은 머리 백발되면 단풍 구경 어려워지네
시월 가절 없다마는 누런 낙엽 쓸쓸히 진데
보본추원 집집마다 시사참예 하는 소년
검은 머리 백발되면 참사하기 어려워지네
동짓달 동지 좋은 시절 계절따라 새 해 시작
집집마다 팥죽으로 액을 쫒는 소년들아
검은 머리 백발되면 액을 쫒기 어려워지네
섣달 그믐 좋은 시절 새해맞이 또 한 해를
양을 잡고 술을 빚어 밤을 새워 노는 소년
검은 머리 백발되면 밤새우기 멀어진다
이러하나 저러하나 백발이 원수로다
천지 만물 만든 후에 입을 모아 백발 얘기
백발이야 백발이야 백발이 너 아니면
내 머리 희어지며 내 노래 이러할까
어와 벗님네야 백발가 들어서라
세상사 허랑함을 백발가에 부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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