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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남해 - 거제 - 하동 - 구례

by sang-a 2021. 11. 15.

햇살아래 아직 추수를 마치지 않은 황금들녘이 눈부십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는 때 언니들과 금세라도 파란물이 들 것만 같은 남해에 다녀왔습니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펜션과 민박이 어우러진 미국마을을 시작으로 층층계단 논배미 옆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민가들과 남해바다가 바라다보이는 다랭이마을-

다랭이마을의 추수철은 지나버려 주금 아쉬운 풍경이었지만 마을 한 바퀴 도는 기분은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사천바다를 내려다보며 케이블카를 타고 사천대교를 건너 원예예술촌에 드니

짧은 가을 해가 걸음을 재촉하라 했지만 이쁜 집들과 정원.풍차.오솔길 따라 적당한

바람이 동행해주니 그 또한 좋습니다.

독일마을 맥주 축제 구경하던 때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2일차.

거제로 가는 길입니다.

일찍 서둘러 빵과 커피로 간단한 아침을 해결하고 출발하는 맘이 설렙니다.

가배항에서 25분 정도 배를 타고 장사도로 들어가는데 설명을 들으니

개인이 사서 수십년 세월 가꾼 섬이라하니 감동과 함께 존경스런 맘이 절로 듭니다.

철따라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꾸며져 있으며 동백길에 드니 망울진 동백이 서둘러 손님맞이 하고 있습니다.

이곳저곳을 감상하며 걷다 보니 오래 전 어린 새싹들의 꿈을 키웠을 분교와 작은 예배당이 눈길을 사로잡아

이곳에서 나고 자랐을 섬 사람들의 생활들을 얼핏 짐작해보게 합니다.

어느 분은 종을 울려보기도 하시네요.

어린시절이 생각나신 거겠지요^^

지심도도 가려 일찍부터 서둘렀지만 시간이 부족하여 포로수용소와 바람의언덕까지 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칩니다.

 

3일차.

하동의 아름다운 산길을 따라 가다보니 탐스럽게 익은 감들이 가득합니다.

하동이 감의 고장이란걸 처음 알았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감나무를 보게 되다니~~어느 아름다운 꽃에도 결코 뒤지지 않을만큼 아름답습니다.

속도를 줄이라며 연신 감탄사를 쏟아내는 언니들 ``^^

 

삼성궁 --

고조선시대 천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성지인 소도를 복원한 곳으로 환원.환웅.단군을 모시는 성전이자 수도장입니다.

위로 오를 수록 감동은 더합니다.

이곳에선 바깥세상의 일은 몰라도 될 것 같은 착각이 들겠습니다.

전 이전에 벌써 다녀갔지만 언니들과 다시오니 또다른 느낌으로 좋습니다.

수련하며 쌓은 돌탑이 천오백여기나 된다 합니다.

하늘과 나무들이 한 폭 그림으로 호수에 비칩니다.

마침 제를 올리는 의식행사가 있어 보느라 꽤 많은 시간 머무르다 구례 사성암으로 향합니다.

 

원효대사. 의상대사. 도선국사. 진각국사가 수도하던 곳이라 하여 사성암이라 한다지요.

암벽에 독특한 건축기법으로 지어졌으며 대웅전 옆으로 돌면 구례읍과 지리산 노고단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사성암

섬진강이 돌아 흐르는 곳

아름답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비경입니다.

사성암을 내려오니 헤어질 시간이 되는군요.

각자의 삶 속에서 너무도 바쁘게 살다보니 함께할 시간이 없었던 우리들에게 이번 여행은 짧았지만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병환중이신 엄마로 마음 한 켠이 늘 무겁지만 그래도 형제들 모두 건강하길 바라며 다음을 기약합니다.

이동하며 차안에서 마시는 커피와 과일. 나누었던 소솧한 이야기들이 따뜻하게

마음에 젖어듭니다.

가보았던 곳에 다시가면 별 느낌이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갈 때마다 기분과 느낌의 크기도 다릅니다.

누구와 함께인가에 따라 다르고 어느 계절에 가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 여행의 맛이지 싶습니다.

일찍 어둠이 찾아오는 시월 끝자락,

함께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연필에 침발라 꾹꾹 눌러 쓰던 일기장이 긴 세월에 바래이면 무엇보다 소중한 자산이 되는 것처럼

오늘이 진정 소중합니다.

 

                          2021년 10월 26일의 여행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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