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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조 ◑

겨울 저수지에는 보름달이 산다 - 김수엽

by sang-a 2023. 8. 30.

겨울 저수지에는 보름달이 산다

                                  김수엽

이때쯤에 제 몸을 감추기 시작한다

가장자리 수초부터

천천히 가운데로

두툼한 뚜껑을 씌워

험한 세상 막아선다

 

응고되지 않은 바람

살짝 와서 두드리면

안아주었던 눈꽃가루 손에 들려 보내고

햇볕에 땀 흘리면서

몸 풀 때를 생각한다

 

보관해 둔 생명체

풀어 놓는 봄이면

버드나무 물속으로 뛰어들어 출렁이고

노을도

둥은 보름달도

서둘러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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