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저수지에는 보름달이 산다
김수엽
이때쯤에 제 몸을 감추기 시작한다
가장자리 수초부터
천천히 가운데로
두툼한 뚜껑을 씌워
험한 세상 막아선다
응고되지 않은 바람
살짝 와서 두드리면
안아주었던 눈꽃가루 손에 들려 보내고
햇볕에 땀 흘리면서
몸 풀 때를 생각한다
보관해 둔 생명체
풀어 놓는 봄이면
버드나무 물속으로 뛰어들어 출렁이고
노을도
둥은 보름달도
서둘러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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