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 면
김나연
세상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귓볼을 간지르는 저 바람을 사랑하여
여름날의 냉커피 같은 정을
만들며 사는데
이국의 신비로움은
습한 바람을 일으키며
낯선 여름의 흔적을 남긴다.
어느 곳에도
내가 아는 얼굴과
내 이름을 기억하는 이는 없다.
가야 할 길은 아직인데
풀도 나지 않는 숲 언저리를
빈 바람만이 물레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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