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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연의 서재 (시조시) ◑

어느날

by sang-a 2007. 3. 2.

 

 

 

어느 날

 

                     / 김 나 연

 

 

그대 닮은 노을이 지고 있는 바닷가에

약속없이 서서 먼 그대를 생각한다

아직은 돌아오지 않은 고깃배가

하얗게 풀어놓는 파도의 속내를 들어주면

성내다 이내 내려오는 어깨너머에

아궁이 같은 노을이 아내로 웃는다

그렇게 살고 싶었다

그렇게 따스하게 집이 되고 싶었다

노을이 되지 못한 내가

물길을 따라

추억이 돌아오는 저녁 바닷가에 서서

약속없이 떠나보낸다

조금씩 조금씩 모래알 쓸어가는 파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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