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나연의 서재 (시조시) ◑

바람 소리

by sang-a 2007. 3. 2.

 

바람 소리

 

                           / 김 나 연

 

겨울 블랙홀이 된

미친 눈발과 사람들이 엉켜 있다.

차라리

미치지 않고는 도저히 안 되었나보다. 

하늘 앞에

기꺼이 민초들이 이 시대의 벌을 대신 받았다.

산도 막아주지 못 하는

나랏님도 어쩌지 못 하는

꿈의 잔영들이 빈 가슴에 꺼먼 멍을 앉히어.

어디쯤

이 큰 분노를 삭혀 줄 봄동 피는 소리

오고 있을까?

흙은 잠들지 못 하는 이 겨울의 늪에서

깨어날 준비는 하고 있는 것일까?

낮게 신음하는 겨울 안으로

오늘도

무심한 바람 거칠게 달린다.

 

*폭설로 심한 피해를 입은 남부지방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접하며. 05.12.22

'◐ 나연의 서재 (시조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으로 창을 내다  (0) 2007.03.02
입동 (入冬)  (0) 2007.03.02
타인이라는 쓸쓸함  (0) 2007.03.02
서시  (0) 2007.03.02
낙엽을 밟으며  (0) 2007.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