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잃고.
/ 김 나 연
미풍에도 흔들리는 거리의 뜻 없음을 만나고
꽃이 흐드러진 숲길에 서면
내 가슴은 울컥 비단조의 파장이 인다.
목이 쉬도록
성가를 부르는 사람을 전철안에서 만나고 난 이후
붉은 피같던 詩의 빈곤이 보이는 것은
홀씨 하나마저도
빈 들녘에 내릴 수 없음이련가?
잠시 이승이 몸살처럼 아파온다.
날마다
무거운 생명의 추가 하나씩
내 가슴에서 떨어지고
몇 번의 바람을 보내고 나면
쓸쓸이 야윌 내 젊은 날들........
詩가 없는
모랫벌위에서
등짐지고 힘겨운 소라여 소라여! 06.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