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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사람들 ◑/아름다운 사람들

스승과 제자의 길

by sang-a 2007. 3. 11.
스승과 제자의 길


황벽선사는 키가 7척이나 되고 이마에 구슬 같은 혹이 있는, 기골이 장대한 인물이었다. 일찍이 대중천자로 불리는 당나라 선종宣宗이 제위에 오르기 전에 출가해 염관鹽官 밑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때 그의 뺨을 때린 것으로 유명하다.

어느 날 염관선사의 수좌로 있던 황벽이 부처님께 예배를 하고 있는데 대중大中이 이를 보고 한 마디 했다.
“부처에게도 집착하지 않고 법에도 집착하지 않고 대중에게도 집착하지 않아야 하거늘, 무엇 때문에 예배를 하는 거요?”
“부처에게도 법에도 대중에게도 집착하지 않으려고 예배를 하고 있네.”
“예배는 무엇 때문에 하는 거요?”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황벽이 벌떡 일어나 대중의 따귀를 때렸다.

대중도 지지 않고 “이 난폭한 자가” 하고 항변했다.
“화상은 이 경우 난폭과 친절을 따지는가!” 하면서 또 한 번 때렸다.

뒷날 대중은 황벽화상의 은혜를 못 잊어 ‘추행사문麤行沙門’이라는 호를 내렸다.


-조오현 역해 <벽암록碧巖錄>에서 이석규 각색-



우리 주변에 참다운 스승을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또 종교는 있어도 참다운 종교인은 드물다고도 합니다.
대중천자의 뺨을 때리며 허물을 일깨워 준 황벽의 정성이나 그것을 고맙게 여겨 황제가 된 후에 호를 내린 제자나 아름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간’과 ‘지식’을 가르치려는 스승의 정성과 그것을 배우려는 제자의 곡진한 마음, 이런 것들이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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