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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을 기록하다 ◑

온양에서의 외박

by sang-a 2008. 6. 26.

명희 시어머니께서 90세의 일기로 이 세상과의 이별을 고하셨다.

 

가까운 친구들과 서울역에서 저녁 기차를 타고 온양으로 향하면서 우리는

이렇게 함께 모여 기차를 타는 것이 얼마만인지 기억도 없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도 장례식장이 처절한 분위기는 아니라 다행이다 싶었다. 

가는이와 남는이 사이에서 왜 이런저런 안타까움이야 없을랴마는 말이다.

 

밤새 있기는 불편한 자리라며  그곳 조카가 안내하는 온양역 근처에 있는 찜질방으로 굳이 자리를 옮겨

아침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어느덧 나이가 중년이 된 우리는 모처럼 갖는 여유로운 시간속에서  인생에 대하여 우리는 생각할 것이

너무도 많았다.

부모를 또 자식을 생각하며 그리고 자신의 남은 날들에 대하여 생각하다보면 절로 머리가 무거워지는

까닭이다.

이 모든것들은 어쩌면 죽음을 맞는 그 순간이 되면

그야말로 바람같다고 허무하다고 깊은 눈망울을 감는 것으로 끝날것임을 알지만

그래도 살아가는 동안에는 말이다. 우리는 너무도 할일이 많은

자식이요 어머니요 또 세상속의 나인것이다.

 

소유에서 무소유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번뇌를 하고 나를 버리고 또 버려야만 할까?

모든것이 헛되고 헛되도다..

돌아오는 열차안에서 눈을 감는데 나의 저승길이 자꾸만 그려지고 있었다.

참으로 이상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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