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고전 산책로 ◑

용비어천가 목판 복원 안준영 씨

by sang-a 2010. 4. 17.
용비어천가 목판 복원 안준영 씨
입력시각 : 2008-02-16 토 
동영상 보기
불타 없어진 '용비어천가' 목판이 전주에서 복원되고 있습니다.

광해본을 모본으로 한 10권 가운데 1권을 복원하는 데에만 2년이 걸렸습니다.

'내 고장 이 사람'.

오늘은 '용비어천가' 목판 복원 작업을 하고 있는 안준영 씨를 만나봅니다.

조영권 기자입니다.

한글로 엮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책이라고 할 수 있는 '용비어천가'의 목판 1권이 완성됐습니다.

'용비어천가' 제1권 목판은 모두 32장.

습기에 강한 오동나무 상자에 소중하게 보관된 '용비어천가' 목판은 인쇄된 책과 함께 국립국어원으로 보내질 예정입니다.

[인터뷰:안준영, '용비어천가' 목판 판각]
"뒤틀림을 최대한 방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습기가 잘 안 먹는 오동나무에 보관합니다."

조선 세종 29년인 1447년 만들어진 '용비어천가'는 목판이 불에 타 책으로만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목판서화가 안준영 씨는 사라진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되살린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작업을 합니다.

'용비어천가' 목판 복원에는 10권, 125장으로 이뤄진 광해본을 모본으로 삼았습니다.

목판을 복원하는 것은 매일 10시간 가까이를 작은 글씨를 판각하는 일로 씨름해야 하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인터뷰:안준영, '용비어천가' 목판 판각]
"장기간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와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무를 고르고 글자를 새겨 넣어 10권 가운데 제1권을 목판으로 완성하는데에만 2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목판에 새겨진 글자가 적게는 400자에서 많게는 700자나 되기 때문에 하루 종일 매달려도 100자를 판각하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안준영, '용비어천가' 목판 판각]
"다양한 글자체들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판각 문화를 개척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안 씨는 '용비어천가' 외에도 30년 가까이 목판서화 분야에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왔습니다.

지난 1998년 합천 해인사에서 대장경 제작 과정을 재현하는 등 목판으로 된 우리 문화 유산을 복원하는 일에 힘을 쏟아왔습니다.

[인터뷰:안준영, '용비어천가' 목판 판각]
"통도사에 있는 금강경 병상도를 복원할 때 그 작품이 판화의 극치라는 생각을 했고 가장 보람이 있었습니다."

'용비어천가' 1권 목판 복원 작업을 끝낸 안 씨는 '용비어천가'의 내용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창작 작품을 만들 계획입니다.

20여 명의 문하생들과 함께 '용비어천가'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안준영, '용비어천가' 목판 판각]
"우리 문화를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좋은 작품이 나올 것입니다."

목판이야말로 인쇄 문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는 안 씨는 뛰어난 우리 문화 자산을 보존하는 소중한 작업을 고집스럽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조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