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말기를 선고 받았던 지난날을 기억 저편으로 묻어두고 싶었다.
어쩌면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내 가족의 아픔 이었기에 오빠가 한 줌 재가 되어 흙으로 돌아가시던
그 순간까지도 우린 받아 들이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고대병원에서 병을 선고 받고 그곳에서 숨을 거두었다.
요셉 김용현
자상하고 유머가 넘쳐 언제나 주위 사람을 즐겁게 하는 능력을 가졌던
지극히 평범한 가장이자 세 자녀의 아버지.........
그렇게 오빠가 떠나고 난 뒤 언니와 조카가 고해성사를 했다.
역시 죄인인 이 동생은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을 두고 떠나야 했던 오빠의 심정을 감히 헤아릴 수 없다.
노모께 불효를 저질러 죄송하다며 흐느끼던 오빠
아들을 보내며
이제 그만 아프거라, 아들아
먼저 가 있거라, 엄마가 금방 따라가마..하시던 엄마의 심정을 감히 헤아릴 수 없다.
........
이별은 늘 가슴 아프지만
남겨진 이들의 기도가 하늘에 닿는다면 좋으리라.
결국 내 것이란 아무것도 없는 것을
손 안에 잡히는 건 찰나의 바람일 뿐.....
하나라도 더 가져보겠다고 우리는 날마다 외로운 전쟁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
.......
우리는
그렇게 오빠를 떠나보냈다.
그리고,
돌아서서
밥을 먹고 있다.
.......
어두운 땅 속에
오빠를 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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