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상황.
평소 약간의 빈혈은 있었지만 이번엔 상황이 좀 심각했다.
과로로 인하여 감기 몸살이 심해져 처음엔 출근 후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으며
몸을 달랬다.
그리고, 다음 날
미련 하지만 힘든 몸을 끌고 출근을 시도했다가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다시 집으로 오는 길에
정신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
의사가 소견서를 써줄테니 당장 대학병원으로 가기를 권한다.
혈압마져 정상 수치 110 에서 뚝뚝 떨어져 70까지 내려갔고
그로 인하여 결국은 의식까지 잃게 된 것이라며 일단 응급조치는 취하겠지만 또 다시 언제
정신을 잃을지 모른다며 극심한 빈혈의 원인으로 위출혈이 의심 된다는 것이다.
구토증세가 심하여 몸을 가누기조차 힘이 드는데...
이렇게 잔인한 얼굴로 내게로 오는 3월이 야속하다.
일단 혈압을 올리는데 주력을 하며 사흘을 앓았다.
.......
대학병원에 가서 주치의께 소견서를 내미니 입원절차를 밟도록 한다.
정맥에서 혈액을 체취해가다 나중엔 동맥에서 가져간다. 많은 양이 필요하다나......
한밤중에 담당의사가 찾아온다.
지금 급하게 나온 혈액검사로 내 혈색소 수치가 정상인의 절반 6.2로 너무 낮아서 수혈을
받아야 한단다.
......할 말이 없다.
다음 날.
위 내시경을 하고 이런저런 검사가 이어졌다.
사는 일이 참으로 재미없지 않은가?
...........
엄마는
사랑하는 아들을 먼저 보내고 난 후 오빠의 49제를 앞두고 막내딸이 쓰러지자 충격이 너무 크시다.
걱정을 드리는 불효자식으로 이 죄스러움을 어찌 하올런지..
어쩌면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의사들은 호들갑을 떠는건지도 모르지,뭐.
결과를 기다리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무엇보다 태자가 자꾸만 밟힌다.
...........
병원엔 이런저런 병을 앓는 환자들로 병실이 부족할 지경이다.
나의 내일이 어떤 얼굴로 나를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먼저 엄마께 죄스럽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미안하다.
이런 날에는 사는 일이 참으로 재미없지 않은가?
잔인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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