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하나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에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가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 가난한 이웃 사람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잠' '라이너마리아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우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였습니다.
많은 밤을 새워 우는 버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1941.11.5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 봄이 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 마지막 연은 첫 원고를 본 정병욱이 끝이 허한 느낌이 든다 하자 덧붙여 추가한 연이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즈음하여 종로 미술협회와 함께 지난 주말 의미있는 문화유적 답사를 하였다.
집안 행사와 피로 누적으로 이제사 정리하여 기록한다.
인왕산 일원의 많은 문화유적들은 종로가 문화 일번지임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경복궁 서쪽에 있다고 하여 서촌이라 불리웠던 인왕산 자락의 마을 일대'(지금은 세종마을이라 한다)
★청운 초등학교자리 / 조선시대 정치가이자 가사문학의 거봉 송강(松江) 정철의 집터이다.
송강은 국문학사에서 고산(孤山) 윤선도. 덕옹(德翁) 박인로와 함께 조선 3대 시인을 꼽히는 민족시인
1562년에 문과에 장원급제하여 사헌부 지평, 북관어사,장악원정, 직제학 승지를 거쳐 강원도 관찰사가 되어
강원도에 머물면서 < 관동별곡 > 과 시조 16수를 지었다.
그 후, 전라도관찰사, 도승지, 예조참판에 이어 함경도관찰사.예조판서를 지냈고,
1585년 양사(兩司)의 논핵이 있자 스스로 퇴임하여 약 4년간 지금의 담양인 창평에서 은거하면서
<성산별곡 > < 사미인곡 > <속미인곡 > 등을 지었다.
★백세청풍 각자와 김상용 집터
조선 인조때 재상, 이곳의 풍경에 감탄해 '백세청풍'이란글을 새김
호는 선원. 혹은 풍계로 김상헌이 형이다.
선조 23(1590)년 문과에 급제 우의정에 이르렀다.
인조 11(1636)년 병자호란 때 왕족을 시종하고 강화로 피란하였는데, 이듬해 강화성이 함락되자
화약에 불을 질러 자결하였다.
이에 문충(文忠)이란 시호가 내려졌으며 순절한 강화도에 순절비석이 세워지는 등 오래도록 충신으로서 추앙되었다.
1758년 영조의 특별명령으로 의정부영의정이 증직 추서되었다.
시조에 <오륜가> <훈계자손가 >등이 있다. 그밖에도 <<가곡원류>>등에 여러 편이 시조가 전한다.
그 외에도 선희궁터. 옥류동천. 장동팔경. 자수궁터. 겸재정선의 유거지. 백호정과 바위글씨등 -
★ 윤동주
1917년 12월 30일 만주에서 출생. 어릴 때 이름은 혜환이다.
1935년 은진중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숭실중 3학년 2학기로 편입 YMCA 문예부에서 내던 <숭실활천> 제 15호에
<공상>이 실려 처음 활자화했다.
이후,
카톨릭소년에 동시 <병아리> 와 <빗자루> <오줌싸개 지도 > < 무얼먹고사나> <거짓부리> 등을
윤동주라는 필명으로 발표
1938년 연희전문학교 문과 - 산문 <별을 쏘다> 시 <유언> 등 작품활동을 하다가 졸업기념으로 19편의 작품을 모아
자선시잡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3부 작성하여
이양하선생과 정병욱에게 각 1부씩 증정했다.
(계획은 77부 한정판으로 출간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함 )
1942년 고국에서 마지막 혼 시 < 참회록 >
도쿄의 릿쿄대 문학부 영문과 입학.
1944년 윤동주와 송몽규는 독립운동 죄목으로 2년형을 언도 받고 혹독한 고문과 영양실조로 그토록 바라던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후쿠오카 형무소엣 한 많은 세상을 하직하였다.
사후에 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출간되었다.
일제 강점기 후바의 양심적 지식인의 한사람이었으며 그의 시는 일제와 조선총독부에 대한 비판과 자아성찰등을
소재로 하였다.
그의 친구이자 고종사촌인 송몽규 역시 독립운동에 가담 체포되어 일제의 생체 실험 대상자로 분류되어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문학관과 자하문 왼쪽 언덕에 위치한 시인의 언덕에 그이 <서시>를 새긴 시비가 있다.
지금처럼 어지러운 시국에 국가 최고 지도자와 국정을 논하는 뱃지를 달고 계시는 분들께 말하고 싶다.
그 뱃지는, 무엇을 위하여 반짝여야 하는가를 먼저 생각하고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들이 되어 주시기를 말이다.
자화상. 길. 무서운시간. 눈감고 간다. 돌아와보는밤. 등 __
자화상 (自畵像)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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