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쳐버린 시간을 잡으려는가?
자갈을 굴리며 급히 흐르는 여울물 소리가 요란하다.
조급증을 내면 조용히 갈 수 없는 것.
가버린 시간들은 다시 올리 없다.
내가 빼앗겼다 여기고 있었던 시간에 대하여 억울하게 생각하지 말고
감사했던 일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독이고
조용히 흘러가야 한다.
지난 4월 허리를 다친 이후 3개월이 거의 다 되어 완치판정을 받았다.
내가 하려고 계획하던 것들이 그만큼 뒤로 밀려나고 나의 생활도 그만큼 더 버거워졌다.
그 사이 문협의 행사들을 치르기 위하여 먼 길도 감행하였고
중요한 모임을 위해서는 아프지 않은 척 하기도 하면서 보냈던 시간들이기도 했다.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좋은일이 있는가 하면 나쁜일이 있어 늘 변화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말이 맞나보다.
좌절하지 않으면 다시 기회는 오는 것처럼 살아있으니 기운을 내야지.
미국으로 떠난 보석이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화분에 물주기를 잊고 한동안을 쇼파에 앉아 멍 하니 앉아있었다.
내 아이가 가정을 꾸려 어버이가 되었다. 생각하면 대견스럽고 이쁘기 그지없다.
그런데 마음이 추수를 마친 빈 들녘에 서 있는 듯 황량하다.
세월,
세월은 나를 가만두지 않고 나의 몸 구석구석의 기능에 태클을 걸어가고 있다.
이제는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을 위하여
나서지 않고 한걸음 뒤로 물러나야 하는 때를 위하여
나의 몸을 숙성시켜가고 있나보다, 세월은~~
현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스스로 구속당하여 살아가는 날들
이제는, 이제는 나도 날고 싶은가보다.
어린새가 스스로 둥지를 떠나고
더이상 물어다 줘야할 식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
헤어짐에 대하여 슬퍼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아직 나는 더 많이 참고 견뎌야 하며
더 많은 시간을 소리없이 깊게 흐르는 법을 익히며 살아가야 한다.
에너지를 얻기 위하여
소박한 저녁 식사에 눈물겨운 감사 기도를 해야 하고
아직은 중병에 걸려 주위 사람들에게 폐가 되지 않음에도 감사 기도를 해야 한다.
오늘은 길 건너 담장아래 작은 풀꽃이 나에게 희망을 주었다.
내일은 내가 길고양이에게 따스한 눈빛으로 사랑을 주어야겠다.
잠들지 않은 꿈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