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살다 가시는 길이었는지 묻고 싶지는 않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길
삶의 종착역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길을 떠나셨는지 말이다.
할머니께서 (하영례) 95세의 일기로 영면에 드셨다.
안동김씨 문충공파 27世孫 넷째 아들인 할아버지께서 부인이 일찍 사망하자
두번 째 부인으로 시집와 아들 둘에 딸 하나를 낳으시고 살면서
남편을 먼저 보내고 본처의 외아들인 아빠를 또 보내시고 자식들 키우시며
외며느리인 엄마와는 5살 차이의 고부간으로 어언 30여년이 넘는 세월을 사셨다.
옛 시대부터 지금까지 별의 수만큼이나 많고 많은 일들이 있었을테고
늙어서는 며느리와 마음으로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더라.
자손들의 효도를 받으시고 복되게 살다 돌아가셨다 모두들 말 한다.
화장하여 선산에 할아버지 좌측에 뫼시었다.
손이 귀하여 첫째 할아버지는 후손이 없고
둘째 할아버지도 셋째 할아버지네 아들을 양자로 들일 정도였다 한다.
지금도 그다지 친척들이 많은건 아니지만 그마져도 자주 볼 수 없어 얼굴도 몰라 낯설기까지 한적도 있다.
이제는 엄마가 최고 어른이시다.
어떻게 살다가 가는 것이 참 행복의 삶이라 할 수 있을까?
내가 왜 살고 있는지
그것에 대하여 답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왜 사느냐고 물으면 딱히 할말이 금세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 모두 하나의 점이요
우리 모두 찰나의 삶이라는데
사랑할 수 있을 때 온 마음으로 사랑하며
빈 손으로 길 떠나는 날
조금이라도 덜 부끄럽기 위하여 맑게 살으려 노력할 일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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