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꽃이름이 무엇인가요?
모르겠습니다.
당신 이름은 무엇인가요?
김나연입니다.
이 꽃도 이름이 있을터이니 알아서 불러주면 좋겠습니다.
네, 그렇군요.
누군가 나의 이름을 기억하여 불러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우리는 알아야할 필요성을 갖지 않으면 관심이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대략 이름모를 꽃이라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그것은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때에 여행 끝에 일주일 병원신세를 졌다.
당시에는 죽을 것만 같았는데 다시 살아났다. 그제서야 잃었던 웃음을 다시 찾았다.
같은 병실에서 만난 어르신들.
엄마와 같은 연세이신 어르신들이 두 분 입원해 계셨는데 한 분은 말기암이셨고 한 분은 신장투석중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것도 혈관이 잡히지 않아 인공혈관수술까지 해서 투석을 하고 계셨다.
그분들을 뵈니 엄마가 그래도 건강하신거구나 새삼 느꼈다.
이런거 저런거 마음에 안든다고 불평하던 내가 죄송해지는 순간이다.
불효자식임을 알면서도 난 늘 그랬으니까.
물론 시간이 지나고나면 마음이 지금과 같지 않고 바뀌지 않은 엄마를 이해하지 못해 또 불평을 할 것이다.
여러가지로 열악한 환경속에서 늙어 병드신 엄마의 이름을 불러주며 밥을 떠 먹이는 딸의 모습을 보면서
천사가 따로 있나 부처가 따로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미소 한 줌이라도 건네주면 그것이 천사이고 부처일 수 있는 것이지....
쓰디쓰던 입맛이 돌아와 죽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빠졌던 몸무게가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걱정해주는 사랑하는 이들이 있어 나는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문득 문득
공허한 하늘에 길 잃은 구름같다 여겨지던 나의 날들이었지만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위로가 되는 날이다.
꽃이름을 알아내어 불러주듯
나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많이많이 나를 사랑하여야겠다.
7월은 나에게 감사를 가르쳐준 사랑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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