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생각하고 나를 생각하고 또 나의 딸을 생각한다.
엄마는 당신의 엄마를 인정 많고 따스했던 분이었다 기억을 하고
나는 엄마를 용감한 분이고 안타까운 분이라 생각하며 산다.
나의 딸은 엄마를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중인지 문득 궁금해진다.
엄마를 만나고 오는 날이면
혹은 통화를 하고 난 다음이면
나는 늘 가슴이 먹먹하다.
무수한 말줄임으로 대신하는 것이 이다음에 후회를 낳을 것임을 알면서도
바람이 불면 풀들이 눕고 구름이 흐르듯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일어서는 풀이 되어 일상으로 돌아오는 나.
딸과 함께 있다 헤어지는 때에는
신기한 마음으로 자박자박 걷던 세살 아이를 떠올린다.
존재감만으로도 내 아이에게 그늘이 되어주기도 하는지
성큼 와버린 가을날 저녁에
쫓디듯 지는 해가 되는 엄마라는 이름이 처연하다.
오래된 운동화는
많이 신어서 헤진 경우도 있고
오래 되었을 뿐 그다지 신지 않아 얼핏 새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신지 않는 신발은 시간안에서 낡아 뻥 하고 밑창이 떨어져버리기도 한다.
엄마는 그런 것 같다.
자식들이 많이 필요로 할 때 고달픔 속에서도 즐겁다는 사실
필요하지 않아 신발장에만 놓여있게 될 때
신발은 더이상 진정한 신발일 수 없는 허울뿐인 고독한 존재
왜 우리들은
누군가에게 한없이 무언가를 해주며 살고 싶은지 말이다.
왜 우리들은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할 때 참 행복을 느끼는지 말이다.
고독으로 울타리를 쳐놓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데
우리는 그 고독을 안개처럼 걷히게 할 수도 있고
완전히 보이지 않게 안개속에 묻어버릴 수도 있다.
엄마.
엄마 하면서 전화하는 딸
엄마 하면서 전화하는 나
진정한 엄마가 되어야하는 우리 엄마들~
어제는 비가 내리고 오늘은 해가 뜨네.
그 비는 아마도 소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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