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3월에게 봄이라는 이름표를 붙였다.
그러나 봄은 우리앞에 오는 걸음을 주춤거리고 있었다.
그런 봄을 마중물하는 비가 몇차례 다녀가며 용기를 준 후에야
마음을 활짝 열게 된 봄 정원의 꽃들이 환하게 웃기 시작하였다.
오동도를 다시 찾았다.
살아가는 날들에 찾아드는 시름 한무더기와 삶의 무게를 잠시 벗어두고
하이얀 치아가 보기 좋은 파도를 품은 오동도에서
붉은 동백을 더 깊이 내안으로 끌어들이며 봄맞이를 한다.
하늘과 바다의 간격을 동백이 좁혀주는 곳에서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하겠노라며
지면서도 피우는 꽃의 향연속으로 나를 묻었다.
아름드리 큰 몸을 안아보며 우리 사는 날들에 축복을 주시기 기도하는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