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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을 기록하다 ◑

자꾸 빈혈이 온다

by sang-a 2018. 11. 7.

 

머그잔에 알커피를 한 꼬집 넣은 후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웠다.

무엇 때문인지 자꾸 기분이 다운되어 힘이 빠지는 하루렸다.

세상이 나를 위해주길 바라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스스로 견뎌어가는 것이 삶임을 안다.

어쩌면 오늘도 스스로를 가두어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애써 웃음을 끄집어 내며 긴 하루를 보낸 내가 안쓰럽다.

 

엄마께 전화를 했다.

이제 죽을 때가 되는지 자꾸 밖에서 누가 부르는 것 같아

나가보면 아무도 없다 하신다..........

보석이가 한의원에서 침맞고 왔다며 엄마는

갈비뼈 다친 곳 어떠냐고 묻는다.

 

고독과 타협하고 싶지 않은 이 마음은 무엇일까

그런 날 있고 오늘이 그런 날이었을거다 -

 

자꾸 눈물이 난다.

감당할 만큼의 무게로 오늘이 지나고 있다.

내일이면 내일의 무게

그렇게 그렇게 내몫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겠지

그것이 삶이니까

 

그런데,

무엇에 매달려 살았니 오늘은 -

아니면 무엇을 버리고 살았니 오늘은 -

 

자꾸 빈혈이 온다

비틀거리지 말고 똑바로 걷고 싶은데

다리가 풀린다. 앞이 흐리다.

 

살며 이렇게 힘이 빠지는 날에는 일단 그냥 쉬어야 하나

아니면 나를 더욱 채찍질하여야 하나

숨고르기 하는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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