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날
첫 눈이라는데 어찌 그리도 풍성하던지 잠시 아이처럼 설레였던 새벽이었다.
넘어질까 조심하며 눈길을 걸어야 하지만
아직은 감성이 살아 있는 사람인 것이 다행인 그날 올해 김장을 했다.
언니네와 같이 하면서 모처럼 모녀가 둘러 앉았던 하루
반 세기를 훌쩍 넘기고서도 퇴색되지 않는 엄마의 옛 시절 이야기는
해마다 반복 재생 중이다. ^^
아빠의 기일.
온기는 간데 없고 이제는 아련한 기억만으로 계시는 아빠.
엄마는 이런 날이면 어떤 생각이 드실까 궁금하지만 묻지 않는다.
아빠 이야기보다 자식과 그 자식의 자식들의 안부가 더 궁금하신 엄마
키도 작아지고 청력도 더 나빠져 이 세상에 머무실 날이 많지는 않을 것만 같다.
자식이 부모를 생각하매
내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함을 알면서도
홀로 남겨진 엄마를 위해 행하는 효가 없구나.........
엄마의 사랑이 담긴
떡 한 봉지를 받아 들고 이 떡을 좋아하는
내 딸아이의 아이가 생각나는 나 -
밤 하늘 저 먼 나라에 맑은 웃음으로 계실 아빠
당신이 그러하셨듯이
엄마가 그러하셨듯이
저도 그러함이 어긋남은 아니겠지요.
오래된 기억들로 깊어가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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