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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산책로 ◑

12. 남극엽 - 향음주례가

by sang-a 2020. 7. 19.

작품소개

분류 : 국한문혼용가사

작자 : 남극엽

자료형태 ; 전적

소장처 : 한국가사문학관

해제시기 : 2009.12.31일

해제자 : 국윤주 교수

 

작품설명(초록)

<향음주레가>는 담양 월산에서 세거해 온 선비 남극엽이 62세인 정조 21년(1797)에

가을고겸ㄴ(加乙谷面)이라는 인근 지역에서 열린 향음주례에 참석하고 느낀 감회를

48행 90구의 형식으로 읊어낸 가사 작품이다.

 「향례를 세워 정사년(정조21년, 1797) 정월 초하루에 비로소 반포하였는데 받들어 읽어보니

온화하여 조야가 모두 기뻐하였다.

노인을 높이고 어버이를 섬기는 마음을 이에 거듭 밝혔으니, 상하에는 인륜이 있어 장유유서이다.

이를 행한 지 한 달 만에 길가는 사람들은 길을 양보하고, 비록 여인(與人)과 주졸 (走卒)같은

천한 무리라도 모두들 알게 되었다. 성화(聖化)가 두루 미쳐 풍속이 변하였도다.

2월 28일 정계옥사 박신원이 가을곡면에서 향음주례를 행하여 손님으로 청하니 가서 참여하였다.

차례로 술잔을 돌리는 예를 행하니 가히 훌륭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 역시 춤을 추고 노래를 지어 읊조렸다.」

 이 주연에서 반포된 향례를 바탕 삼고 자신의 흥취르 더해 아침저녁으로 음영하여 향리 사람들에게

널리 퍼뜨릴 수 있도록 가사의 운율로 다듬어 낸 노래가 바로 남극엽이 지은 <향음주례가>다.

가을곡면이 현재의 어느 지역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정계 박신원이 창평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

인근 지역인 것은 분명하다.

 

향음주례가 - 현대문

 

입아증민 들으시라, 내 노래 들으시라

내 노래 좋은말씀 뉘 덕에 좋았는고

강구연월 태평세에 당우요순 언제인가

거리아이, 들늙은이 다 각각 즐겨한다

기자 조선 천년국은 지금까지 예악이라

우리 성상 즉위한 후 이십 년 치국이라

왕정의 잘잘못은 들녘 보면 있느니라

들 보아 모르거든 풍속 보면 아느니라

온화하신 임금 말씀 어느 해에 없으실까

덕교를 맞이하여 만면을 사랑하사

 

정퇴하며 대봉할 때 흉년을 모르고

진휼하여 베푸시니 태평 세월 노래한다

갑인 을묘 어느 해요, 우리 나라 성년이라

지극한 효에 남은 생각 노인을 권호하여

향음주 이 시절에 과거 시절 돌아 왔다

삼강을 밝히시니 대의를 뉘 모르랴

오륜을 차례하여 찬연한 문물이다

한 잔 먹고 백배 하니 손과 주인은 예를 알고

먼저 하며 뒤에 하니 장유는 범이 있다

빛나는 백발 노인 줄줄이 둘러 앉아

좋은 말씀 하례하며 좋은 교훈 받들 적에

농민을 위로하여 곡진히 하는 말씀

 

네 부디 힘을 써서 농사를 부지런히 하면

석 달 여름 괴로우나 팔월에 신선이라

봄술을 먼저 빚어 부모께 헌수할 때

어린 자식 배부르고 병든 아이 소복한다

의식이 족한 후에 예절을 절로 알아

형제에 우애하고 친척에 화목하여

세시복랍 좋은 때에 팽양포고 빚은 술을

어른 오소 아이도 오소 취하지 않으면 가지 마소

엊그제 거둔 벼 부세로 바쳤으니

그 남은 쌓인 곡식 식량이야 염려할까

보리 마당 치는 소리 태평 퉁소 여기 있다

자제들아 한가한 날무슨 글을 먼저 할꼬

 

소학에 실린 말씀 사람의 본보기라

일을 보고 일을 하면 오는 것이 행실이요

듣는 것이 행실이라

우리 나라 우리 임금 이 글을 먼저 하여

궁궐에 법이 일고 조야에 교화가 흘러

이 날 이 잔치에 취한 것도 성은이요

따른 술도 성은이라

비나이다 비나이다 우리 성은비나이다

남산처럼 높고 높고 북두처럼 오래 오래

기린같이 나타나사 베짱이처럼 손이 많아

낳는 이 성인이요 잇는 이 성인이라

아마도 이 잔치 이 노래를

만세 만세 해해마다 노래하여 비나이다

우리 성인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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