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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산책로 ◑

11. 남석하 - 원유가

by sang-a 2020. 7. 19.

작품소개

분류 : 국한문혼용가사

작자 : 남석하

자료형태 : 전적

소장처 : 한국가사문학관

해제시기 : 2009.12.31일

해제자 : 이현주 교수

 

작품설명(초록)

 남석하의 <원유가>는 젊은 시절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즐겁게 놀아야 한다는 주장이 작품의

서사를 이루고 있는데 그의 <백발가>와 중복된 부분이 있다.

전반부에서는 질병을 멀리하고 자연과 더불어 즐거운 생활을 영휘하고 싶다는 작자의 소망이

표출되어 있으며, 후반부에서는 경국제민의 사명을 띤 조선의 사대부로서의 책무를 언급하면서

자신의 출사가 늦은 이유를 해명하고 이러서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충신이므로 반드시 임금과

뜻을 같이하여 요순 때와 같은 태평성대를 이루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남석하의 행적에서 뚜렷한 출사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으며, 그가 지은 <초당춘수곡>의

'청운(靑雲)의 낙수교(落水橋)를 이십 전에 홀라가서 / 홍진의 봉성 (鳳成)달을 삼십 전에

보렸더니 / 괴화(槐花)나무 늦어서 백면서생(白面書生) 못 면하니' 라는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남석하는 말 그대로 힘이 없는 재야의 사대부 신분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사천곡>에서 "부모 생각 병든 몸이 임금 사랑 뜻이 깊어 / 궁색한 집 하직하고 공명(功名)을

크게 닦아 / 옥당금마(玉當金馬) 바삐 몰아 홍진자맥(紅塵紫陌) 밝은 후에 "라고 하였고, 이

작품에서도 자신을 조정의 중신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은 사대부 본연의 잠재의식 또는 평소

여망의 시적 표출이 아닌가 한다.

 

원유가 - 현대문

어와 벗님네야 백년하송 하지 마라

궁달이 때 있으니 질병은 웬일인가

인생부득 항소년을 내가 곧 알았으니

동원도리 잠깐 봄을 그대 어이 모를손가

추풍에 병 낫고자 일념으로 걸었으니

옛 사람의 놀던 자취 달같이 밝아 있다

물가 종일 고관모임은 왕일소이 놀음이요

천명 믿고 의심 않음은 도연명의 놀음이요

퉁소불어 이는 연기 왕자진의 놀음이요

안장에 앉아 부르는 매화노래 이청련의 놀음이요

 

봄의 화조 근심 풀이는 두자미의 놀음이요

종일 보는 낙양화는 맹호연의 놀음이요

방화수류 넘는 시내 정부자의 놀음이요

인간세계 별천지는 주선생의 놀음이라

그도 그러 하거니와 명승에서 놀던 자취

용산에서 떨군 모자 대숲의 맑은 바람

맹가여 너 있으니 완적이 내 아닌가

리부의 술항아리 구양수의 정자 술

번화한 여러 선비 다 각각 즐겨 있다

그도 그러 하거니와 명승에서 놀던 자취

이날 밤 밝은 달에 역력히 바라보니

화동조비 남포 구름 등왕각의 승경이요

 

푸른 하늘 끝에 삼산이 솟아 봉황대의 승경이요

밤 종소리 객선에 들려 고소대의 승경이요

하의급우 폭포 소리 황강루의 승경이요

파릉경치 동정호는 악양루의 승경이라

옛날 놀음 이러하니 내 아니 다시 놀까

장자방의 옥퉁소와 소자첨사당주로

봄옷이 완성되니 육칠동자 너도가자

패교의 저는 나귀이 날에 흥겹게 타고

녹수청산 깊은 데로 골골이 들어가니

삼간초당 정쇄하여 작은 사립 닫아 두고

향로의 연기 쉬고 석양이 저무는데

두견황리 슬피 울고 앵무공작 넘나는데

 

층암절벽 수천장에 폭포 물살 떨어지니

흐르느니 도화로다 무릉이 아닌가

앉아보고 서서보니 나도 또한 신선이다

사조의 놀랜 글귀 장진주 노래할 때

화전난무 봉삼하 운외고성 구월 기러기

유주서의 무주고하니 퉁소한 곡 깊은데라

이 놀음 다한 후에 공명을 기약하고

은안수고 성번화하여 흥진자맥 찾아가니

장삼이사 소년들이 반겨 맞아 하는 말이

청운이 저러한데 늦게 옴은 웬일인고

녹수진경 낙수교서 부르나니 자네로세

풍운이 완만함을 기쁘게 대답하되

 

이윤의 경신야도 탕임금을 만나있고

여상의 위빈낚시 문왕을 섬겼으니

나도 또한 그 아니랴 충신열사 후예로서

작은 마음 가슴 속에 충효 두 자 밝았으니

바라나니 성군이요 생각하니 명주로다

급암의 회양정치 그도 또한 직신이요

노련의 동해죽음이 아니 의사런가

황하수 한번 맑아 우리 성상 나계시니

하늘같은 구중안에 이 노래 들으시면

삼고초려 한소열과 도원결의 송태조

제갈량을 다시 보니 조보가 또 아닌가

한림원에 특교하고 의정부에 승소하여

 

삼당상 입궐할 때 순순이 하교하되

당우의 무위치를 내 벌써 하려 하나

고요직설 못 얻어서 몽득양필 바랐더니

초야의 숨은 신하 이날에야 만났으니

오현금 남풍시는 묻노라 어느 때인고

우리나라 다시 함이 한결같이 마땅하다

우로같은 깊은 은혜 사배 하고 아뢴 말씀

군신유의 지중하니 보궐습유 마오리까

공명을 크게 닦고 사직의 뜻 아뢴 후에

범려의 오호주로 한강수 건너와서

소광의 천일금을 추성부에 흩어두고

감군은 한 곡조로 태평주 빚었으니

 

형 호소 아우 오소 시골 정담 더욱 좋다

그도 그러 하거니와 좌우반열 바라보니

좋은 벗은 구름 같고 훌륭한 벗 자리 가득

그대 권한 한잔 술에 오래 취해 깨지 마오

아이야 또 술 부어라 천하만하 삼소파

이런 놀음 저런 놀음 꿈결인가 잠결인가

광명한 이 세상에 대장부 되어서는

질병 없이 살아감을 진실로 바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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