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분류 : 국한문혼용가사
작자 : 남석하
자료형태 : 전적
소장처 : 한국가사문학관
해제시기 : 2009.12.31일
해제자 ; 이현주 교수
작품설명(초록)
<사친곡>은 총 162구의 중편가사로 부모님을 여의고 난 후의 슬픈 심정을 매우 적나라하게 토로해 놓은
작품이다. 남석하의 아버지 애경담 남극엽은 영조 12년 (1736)에 출생하여 순조 4년 (1804)까지 살면서
가사작품으로 <향음주례가>와 <충효가>를, 시조작품으로는 <애경당십이월가>를 남긴 인물이다
애경당은 특히 지극한 효행으로 몇 차혜에 걸쳐 지방의 관리들로부터 임금께 천거되었던 것으로 전한다.
환갑 즈음에 『대학연의 (大學衍義)』의 교정 및 <농서 (農書)>를 저술에 참여한데 이어 규장각의
고정유생으로 잠시나마 진출하였으나 바로 낙향하여 68세를 일기로 생을 마쳤다.
그의 어머니 남원윤씨는 영조 9년(1733)에 태어나 순조 8년 (1808)까지 75년을 살았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니까 부친은 남석하의 나이 31세에, 모친은 그가 35세 되던 해에 돌아가셨는데, 비교적 젊은 나이에
양친과 사별한 다음 애석한 마음을 담아낸 <사친곡>은 작품의 내용등 여러 정화으로 볼 때 그의
가사작품 가운데 가장 먼저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친곡 - 현대문
아 아 내 일이야 생각하니 짝이 없다
인간이 예 있는데 천당이 어디런가
인간의 우리 부모 천당으로 가 계시니
묻노라 천당 길이 천 리인가 만 리인가
가신 길이 있을진대 오실 길이 왜 없을까
부모를 영결한 뒤 세월이 흘러 흘러
단명의 옛 가지에 세월이 몇 해 갔나
흰구름은 참담하여 간장을 썩히는 듯
녹수는 오열하여 피눈물을 뿌리는 듯
끝없는 이내 설움 천지가 아득하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올래무궁 맑은 달아
적막한 초당 앞에 누구와 놀자하고
뚜렷이 거울같이 저렇게도 밝았는고
아미산월 반쪽 달을 내 잠깐 알았으니
강남 풍월 여러 해라 한결같이 그러하다
가슴 속의 삼년 은혜 슬하의 백년 공을
왕상의 잉어 고사 얼음 속이 귀하지만
이 은혜를 말할진대 어찌 다 갚을쏘냐
자로의 부미 고사 백리 밖이 멀다 하되
이 덕택을 느낄진대 어찌 다 갚을쏘냐
종신토록 부모 생각 순임금의 갱장이요
칠십에 아이 놀이 노래자의 색동옷이라
인간의 자식되어 저렇게는 못하나마
조물조차 시샘 빨라 영영 이별 덧없구나
심신이 산란하여 동산에 올라가니
산에 꽃은 작작하고 들풀은 처처한데
슬피 운다 두견새는 망제의 영혼으로
삼파의 고국땅에 못가는 설움이요
반갑구나 매화꽃은 유령의 영혼으로
봄 바람의 꽃 한 가지 돌아오는 소식이다
애고 애고 설운지고 천지 같은 우리 부모
소리 없이 어느 곳에 두견새와 벗하는고
자취 없이 어느 따의 물가 매화를 짝하는가
못 뵈어 한이 되니 한이 깊어 바다 같고
못 계셔 원이 되니 원이 높아 태산 같다
애고 애고 설운 지고 우리 부모 어디서 볼까
건곤은 뜻이 있어 사람을 내었으니
일월은 무슨 일로 세월을 재촉하는고
옛부터 영웅들도 이 설움 마다하고
만리성 아방궁에 진시황의 호령으로
심신산 불사약을 몇 날 동안 구하다가
모래언덕 저문 날에 예산의 먼지되고
백량대의 승로반은 한무제의 기구로세
백운봉의 만세소리 거의 일러 만나더니
분수의 가을바람 무릉에 닿았으니
만승가 제왕들도 이렇게들 돌아가니
이 내 한 몸 사정으로 천명을 어이 하리
부모의 은덕으로 글과 학문 배워 익혀
식년과에 진사하고 알성과에 급제하여
녹양 춘삼월에 어사화를 높이 꽂고
우리 부모 봉양키를 영광으로 바랐더니
영광스런 날은 없고 부모와 영결하니
흐흐나니 눈물이요 나는 것이 설움이라
어느 날에 다시 뵈어 이 눈물 멎고 하고
어느 대에 다시 뵈어 이 설움 그쳐낼까
잠들어 한밤중의 완연한 부모 얼굴
반겨 뵈어 꿈을 깨니 베개 위에 허사로다
개인정에 깊은 설움 대의로 풀어 내어
자식을 가르치고 노복을 경계하여
윗 들논 아랫 들논에 삿갓 쓰고 밭을 갈고
풀 베고 고기 잡아 담박한 삶 만족한 후
천황씨 지황씨로 사기를 가르치고
공자와 맹자왈로 경전을 외웠으니
바람 풍 달 월 자는 풍월의벗이 되고
글 시에 술 주 자는 시주의 주인이라
문명세계 우리나라 안증사맹 못되나마
학불염 교불권 학교의 법을 세워
욕심 막고 천리 지켜 가정의 본을 받아
삼강오륜 중히 여겨 사단칠정 살핀다면
백행지원 으뜸 효자 충신 찾기 근본이라
세간공도 있을진대 부요한사 가련하다
임금이 아신다면 단매일지 아낄쏘냐
팔십 다한 강태공도 문왕을 만났었고
오고피 백리해도 진 목공을 섬겼으니
부모 생각 병든 몸이 임금 사랑 뜻이 깊어
궁색한 집 하직하고 공명을 크게 닦아
옥당금마 바삐 몰아 홍진자맥 밟은 후에
옥황님 부를 날에 천당을 급히 찾아
우리 부모 다시 뫼셔 이 원정을 아뢰리라
격물치지 알려하면 수제치평 절로 되리
강호 먼 곳 임금 걱정 일편단충 그 누가 아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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