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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산책로 ◑

17. 미상 - 민농가

by sang-a 2020. 7. 19.

작품소개

분류 : 국한문혼용가사

작자 : 미상

자료형태 ; 전적

소장처 : 한국가사문학관

해제시기 : 2009.12.31일

해제자 : 김신중 교수

 

작품설명 (초록)

민농(憫農)이란 농사를 걱정한다는 뜻이니, <민농가>는 농사가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살피는 노래이다.

담양 사람 정해정(鄭海鼎 :1850~1923)이 <석촌별곡>에 이어 지은 가사 작품이다.

이 때 작자의 나이 35세로 마침 그 해 6월에는 지나치게 소매가 넓은 옷을 입지 못하게 한

복제 개혁이 단행되었다. 이 개혁은 당시 조야의 거센 반발을 불러 왔다. 정해정 역시 이 조치로 인해

찬연한 선왕의 복식이 사라지고, 천한 풍속이 일어남을 개탄하였다. 그러면서 이에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고자

산수 사이를 왕래하며 세상사를 잊었다고 한다. 이즈음 대명률(大明律)과 같은 법전을 접어두고 민농시나 외우고자

한다는 뜻을 <민농가>에 앞서 지은 <석촌별곡>에서 토로한 바 있다.

  <민농가>는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세상상 대한 관심을 아주 떨쳐버릴 수는

없었으니 여기서도 역시 세정 (世精)과 시사(時事)를 보는 작자의 우려와 탄식이 기저에 깔려 있다.

 <민농가>는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이루어졌다.

『이즈음 간신이 권력을 제멋대로 휘둘러 , 소인을 올리고 군자를

물리치며 하늘의해를 어둡게 가리고 성스러운 조정을 어지럽히니 심간이 찢어지려 하고 눈물 콧물이 턱으로

흘러내려 슬픈 마음이 몹시 심하였다.

지금 세정이 날로 사치함을 일삼고 재물을 써서 탕진하고, 도적이 더욱 성행하고 곳집은 비고, 세금에다

세금을 더하여, 생사람의 도탄일 따름이다. (중략)

<민농가>를 지음에 이르러서도, 역시 시사를 끌어들여 우매한 마음을 드러내었다. 비록 침망한 죄가 혹

있을지라도 또한 미처 펴지 못한 뜻을 끓어올라 도리를 알지 못하겠도다!』

 작자 <석촌별곡>과 <민농가>를 짓고 남긴 발문의 일부이다.

당시의 어지러운 정세와 세태를 개탄하며<민농가>에도 역시 시사를 끌어들여 <석촌별곡>에다 미처

펴지 못한 뜻을 다하였다고 하였다.

결국 농사일에 세상사를 비유하여, 농사에 대한 걱정을 통해 우회적으로 세상의 모순을 비판한 것이다.

 

민농가 - 현대문

 

저기 가는 저 노농아 이내 농가 살펴 듣소

나라의 믿는 근본 우리 서민 그 아니며

우리 서민 믿는 근본 이내 농무 아닐소냐?

크구나! 저 큰 사업, 천하 대본 이뿐이랴

메기장을 직파할 땐 진펄 두렁 지리 보고

밭 일구는 늦은 봄엔 대맞춤이 먼저로다

백성 위해 우리 임금 남교에서 친경할 제

육조 관리 농부 되어 풀을 베고 나무 벨 제

정전법 고쳐두고 빈풍시 외는구나

천지 국가 다스리니 만세 도움 이 공이라

 

자공이 묻는 정사 공자 말씀 족식이라

안타깝다!저 보개야, 불편한 게 민사로다

농가의 빨리할 일 미리 준비 하자구나

갈고 매는 모든 백성 도락 두둑 소통 하니

남쪽 밭에 해 돋으면 잡초를 제거하고

곧고 크게 자랑 후엔 가라지를 예방하세

무성한 저 큰 모를 그 어찌 버려둘까?

호미 들잔 모든 의논 괴롭단 말을 마소

이 내 공정 오늘 매고 이 네 사전 내일 하세

언뜻 들 날 한낮 되니 땀범벅 괴로워 마소

여기저기 빈 데 없이 가장 큰 일 제초로다

오늘 곧 때 놓치면 주상위군 어디 볼까?

 

힘써 경작 싫어 마소 집안 가풍 순후터라

맥반려갱 이내 점심 고복가로 두드린다

술이야 하건마는 순서 없이 난잡할까?

전가의 어려운 일 가색 가난 모를소냐!

근검절약 끼친 교훈 우리나라 옛 정치라

묻노라 동방 조세 삼대와 어떠한가?

오십이공 칠십조는 화와 은의 세법이요

백묘지철 주의 정치 십일지세 그 아닌가?

이렇듯 정한 제도 열성조가 본을 받아

가볍게 부과 징수 이웃들도 좋을씨고!

어쩌다 소인 전횡 공평 과세 못하느니

이중과세 무엇이고 가렴주구 어이할까?

 

큰 고을 작은 고을 베틀 빈게 오늘이라

이월 명주 먼저 팔고 오월 햇곡 다시 내니

증엄하다 저 조섹 어찌 아니 두려울까?

어와! 농부들아, 실농 곧 하게 되면

이내 증세 어이할까 힘들다고 사양 마소

이 사이 저 사이에 섞어 있는 저 약초를

어찌하여 용서할까 일제히 뿌리 뽑세

못 없애면 어이하리 송인알묘 이 탓이라

새싹도 상하지만 더욱 극성 가정이라

금년에 다 못하면 명년 제추 누가 할까?

안 자라고 안 여묾은 약초 탓이 아니런가?

새싹 속의 가라지는 간신과 어떠하며

 

곡식 속의 쭉정이는 오랑캐와 어떠한가?

풍우 뒤의 저 황충은 도적같이 나는구나

빼어난 저 가화는 군자같이 어려운가?

이내 야인 아니하면 우리 군자 기를소냐?

하자구나 이내 농본 더욱 바삐 하자구나

공물도 내려니와 현인 보자 아닐손가?

소인 축출 군자 등용 왕가의 큰 정치요

악초 제거 가화 재배 전가의 급무로다

어와! 저 농부야, 고쳐 힘써 하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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