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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산책로 ◑

임억규 - 어머님의 화선지 외

by sang-a 2021. 2. 20.

어머님의 화선지

 

어머님의 목화밭은 수수하여 좋아라

가난한 물레 소리 천수경에 닿았다

한 올로 풀어낸 사랑 호수 되어 고이고

 

 

눈이 오는 날에

 

그 님이 가시던 날 그 날에도 눈이 왔네

세월의 그 무게를 주름으로 버티다가

고향길 걸어만 가네 눈보라를 맞아가며

 

 

고향의 뒷모습

 

고향 집 넓은 뜰에 외로 남은 두레박 샘

그 속에 하늘을 본다 별을 보고 달을 본다

어머닌 어느 별에서 목화씨를 뿌릴까

 

 

목로집 황태

 

東西南海 다 돌다가 여기 와 걸렸구나

진부령 칼바람에 눈깔을 굴리다가

덕장의 바람을 안고 피를 말린 몸이다

 

그래도 못다 바친 목숨이 남았는가

어느 집 방망이 호되게 맞고 나선

물 속에 처박힌 채로 북어국이 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