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 지난 후라 다행입니다.
경포대에는 서핑하는 사람들 몇 있을 뿐 조용합니다.
관동팔경중 으뜸으로 꼽히는데 그럴만해 보입니다.
송림과 백사장의 조화.
또, 주변 숙박시설과 식당들의 규모를 보며 성수기땐 대단했겠다는 짐작을 해봅니다.
조금 무리지만 저녁 메뉴로 대게를 선택해 여행 기분 좀 내며 잘 먹었습니다.^^
저녁엔 어두워 경포대 사진들은 이른 아침에 찍은 것들입니다.
비도 그쳤고 하늘이 더 청아하여 상쾌하게 정동진으로 갑니다.
모래시계공원 -
모래의 상부는 미래의 시간을
흐르는 모래는 현재의 시간을
황금빛 원형의 모습은 동해의 떠오르는 태양을
평행선의 기차레일은 시간의 영원성을 의미한다고 하는군요.
의자에 앉아 먼 바다를 보며 명상하는 사람이 눈에 들어옵니다.
레일바이크도 있고 바다열차도 있다는데 시간을 주제로 한 동서양의 시계유물을 볼 수 있는
정동진시간박물관만 들어가관람하고 바로 앞 식당에서 홍합과 꽃게가 들어간 해물칼국수로
허기를 채운 후 허균.허난설헌 기념관을 향합니다. 갈길이 아직 멀었습니다^~^
지난 17년도 한국문학심포지엄때 온 후로 벌써 몇 년이 훌쩍 지났네요.
초당고택에는 아버지 허엽선생이 살던 곳으로 안채에는 난설헌 허초희님의 영정이 , 사랑채에는 교산 허균선생
영정이 봉인되어 있습니다.
강릉이 낳은 오누이 문인과 아버지 허엽. 장남 허성. 그리고 허봉이 이룬 허씨 오문장가의 문학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쪽에 우물이 있고 둘러보니 좋은 환경에서 자랐음을 짐작케 해줍니다.
모자가 화폐의 주인공이 된 건 세계최초지요.
신사임당과 율곡이 자라며 학문을 익힌 오죽헌입니다.
이곳은 대단하다는 말 외엔 금세 달리 떠오르는 말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최응현이 사위였던 신사임당의 외할아버지에게 물려준 집이라지요.
이렇게 넓은 부지의 대저택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은 어땠을까요? 가는 곳마다 조경도 잘 되어 있습니다.
구용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율곡이 42세에 쓴<격몽요결>에 나오는 내용으로
학문하는 사람이 지녀야 할 아홉가지 몸가짐에서 따온 것입니다.
1. 족용중 : 발은 무겁게 놀려야 한다
2. 수용궁 : 손은 공손히 놀려야 한다
3. 목용단 : 눈은 단정하게 떠야 한다
4. 구용지 ; 입은 다물고 있어야 한다
5. 성용정 : 목소리는 조용히 내야 한다
6. 두용직 : 머리는 곧게 가져야 한다
7. 기용숙 : 기운은 엄숙하게 가져야 한다
8. 입용덕 : 서있을 때는 덕이 있게 해야 한다
9. 색용장 : 얼굴빛은 씩씩하게 가져야 한다
오죽헌 (몽룡실)은 조선 초기에 지어진 별당으로 여기서 율곡선생이 태어났습니다.
대나무 줄기의 빛깔이 검다하여 오죽이라 하는데 첫해는 초록이다 다음 해에 검게 되고
대략 60년쯤 살다 꽃을 피운 후 죽는다고 합니다.
글씨와 시. 그림등 빼어난 어머니와 대단한 아들이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관람하기 좋은 곳곳을 모두 돌아보기엔 부지가 너무 넓어 다리가 아픕니다.
중간중간 놓인 의자에 쉬면 좋겠지만 아직은 너무 뜨겁습니다.
금세라도 떨어질 것 같은 대왕호박들이 있어 인공인가 만져봤더니 진짜 호박이네요.
처음보는 거대 사이즈라 깜짝 놀랐습니다.
見得思義 (견득사의) : 이익을 보거든 옳은 것인가를 생각하라를 끝으로 오죽헌을 나옵니다.
동해의 추암 촛대바위와 출렁다리는 코로나의 위협에서 벗어난 듯 보입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바위와 거침없이 덤벼드는 파도에서 강한 힘이 느껴집니다.
먼 바다는 깊이로 말하며 고요할 뿐이고
가까운 곳은 바위를 있는 제 힘껏 때려가며 목청을 높입니다.
촛대바위. 형제바위는 물론이고 빼어난 절경에 감탄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사진에 담기에 분주한 모습들을 보며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저 시원한 파도소리와
푸른 바다를 보니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일테지 하는 공감을 갖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날 우리의 기억이 흐릿해질 나이가 되어도
사진은 퇴색되지 않은 빛깔로 우리 가슴을 데워주겠지요.
동해안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해안도로를 달리는 행운을 거머쥐었으니 약간의 피로쯤이야 조족지혈입니다.
여행의 매력중 하나가 국도를 달리며 만나는 지역특산품들이 아니겠습니까
맛나게 삶아진 강원도 찰옥수수를 외면하면 그것은 분명 반칙이 맞구요.^^
부부가 농사지은 감자도 함께 팔고 있어 실어놓으니 든든하고 참 좋으네요.
엄마, 아빠 손 잡고 나들이 나온 어린이들도
자식들 따라 외출나오신 어르신들도 행복해 보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곳을 함께 바라보며 웃을 수 있는 이런 시간들이
우리 삶에 에너지가 됩니다.
참 아름다운 동해입니다.
천곡황금박쥐동굴입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동굴로 생성시기는 4~5억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91년 아파트 공사 중에 발견된 이후 96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된 총 길이 1,510m의 석회암 수평동굴입니다.
동굴의 특성상 휴대폰에 담은 사진에서 큰 느낌을 기대하기엔 아쉬움이 큽니다.
희귀한 황금박쥐는 멸종위기로 지정된 야생동물로써 천연기념물이기도 한데 일년에 한 두번 씩
출현하고 있다는군요.
종유석과 석순의 모양에 따라 그럴듯한 이름들이 붙여져 있습니다.
동굴보존구역으로 미공개 되는 곳도 있고 오싹한 저승굴도 있습니다.^^
동굴을 다 보고 나올 때까지 단 두 명의 관람객과 마주쳤을 뿐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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