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믿음이라는 것
위(魏)나라의 신하 방공(龐恭)이 태자와 함께 인질이 되어 조(趙)나라의 서울 한단에 가게 되었다. 방공이 위왕(魏王)에게 아뢰었다.
“지금 한 사람이 와서 저자에 범이 나왔다고 하면 왕께서는 그 말을 믿으시겠습니까.”
“믿지 않겠다.”
“두 사람이 잇달아 저자에 범이 나왔다고 하면 왕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
“믿지 않겠다.”
“세 사람이 연거푸 저자에 범이 나왔다고 말하면 왕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
“과인은 그 말을 믿을 것이다.”
방공이 말하기를,
“대체로 저자에 범이 없다는 것은 명백한 일입니다. 그러나 세 사람이 말하여 범이 있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지금 한단은 위나라와의 거리가 저자보다 멀고, 이러쿵저러쿵 논의하는 신하는 세 사람보다 훨씬 많습니다. 제가 한단에 멀리 떠나가 있는 동안에 저에 대한 여러 가지 논평이 생길 것이오니, 왕께서는 흔들리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고 하였다.
그러나 방공이 한단에서 돌아왔을 때에는 임금은 여러 사람의 말에 현혹되어 끝내 다시는 방공을 만나 주지 않았다고 한다.
-<한비자 내저설 상편>에서-
사리에 맞지 않는, 그래서 누구도 믿지 않으려는 일도 여러 사람의 입에서 거듭 되풀이되면
믿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반복의 효과”라는 것인데, 이러한 결과가 생기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념이 약하고 신념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비자는 이처럼 사람의 심리를 실제적으로 잘 파악하여 전술에서 승리하는 이론을 많이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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