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면
김나연
물 써는 소리 귀 당기는 푸른 섬이 있다.
바람을 가르는 물새들의 언어와 빛 무리 노을을 먹는 그 섬에 가면
야자수 따라서 사람들이 옷을 벗고 설익은 계절도
분칠하며 일렁인다. 흑 바위는 물풀로 겹겹이 몸을 여미고
이랑진 주름의 해녀는 날개짓이 아픈데
홀로도 익숙한 그 몸짓은 언제나
물 비릿내보다 진하게 바다를 울린다-.
수채화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과 이방인 사이에
노오란 유채꽃이 바람을 탔다.
물살의 잔등에 올라 비늘로 반짝이는 흰 모래-
물 미는 소리에 귀를 여는 사람들-
그 혼불. 해송같은 섬에선 이끼처럼 견디는 어느 겨레가 살고 있다
* 05.시조생활 여름호.빈가슴에피는안개
* [달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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