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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연의 서재 (시조시) ◑

빈 집에 들면

by sang-a 2007. 3. 2.

 

빈 집에 들면

 

                       / 김 나 연

 

초인종을 누르는 일은 살 맛 나는 일이다.

 

내가 왔음을 알리면 반가이 문을 열리며

하루의 일들이

참새에게  쪼아대고

두려움없는

된장찌개  끓는 소리를 본다

 

기다릴 사람 없는 집은 밤이 없으면 좋다.

올 사람 없는 집은 대문도 없으면 좋다.

홀로 불이 켜지고

홀로 TV가 떠들고

홀로 밤을 돌리는 시계 심심하다.

 

풀들도

외로워 서로 등부비는 세상

합창이 아름답고

함께 마시는 술맛이 좋다 

먼 별을 헤이는 까닭을 잊은 채

습관처럼 불켜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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