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나 연
미련 하나이 먹물 빛으로 세상에 묶이어
매 순간,
서툰 걸음새로 비틀거린다.
숲에선 새들이 누워 있고 비보다
더 비가 되려는 태양도 낯설어질즈음 덩그마니
늙은 맨드라미 담장아래서 마지막 생을 찍어가는 것이 보인다.
가을이 오고 있다는 성급한 상념인가 싶기도 해----
뒹굴고 비틀거리는 살아있는 것들이
더 슬픈 비망록을 쓰고 있다.
밤이고 낮이고 열정이 흔들리는 곳에서
조금만 더 살을 찢고 살면 숲에선 새들이 입을 열까
우리도 새처럼 살게 될까
그러다 숲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정말,그러는것은 아닌지
밤보다 더 어둔 내일에 대한 상념이
아리게 아리게 가슴을 찌른다. 0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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