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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공원에서 김나연 초복이 지나면 바람도 질식한다 달이 그리운 산 동네에선 오늘도 가로등이 달이다 어제도 그랬듯이 저녁이면 바람타는 사람들이 모인다 버거운 하루를 한 잔 술로 위로하며 찾아든 소망 한 조각 다시 집어들어 보는 밤 2007. 3. 2.
쌍무지게 뜨는 언덕 쌍무지게 뜨는 언덕 김나연 알람이 울고 사자들 핏발 선 눈을 치키며 언덕을 찬다. 입술을 태우는 시계의 초침 타는 소리 뜨락에 머물던 햇살 겁에 질려 제 꼬리를 자르고 달아난 하루에 밀린 퉁퉁한 발 사이로 노을이 와서 눕는다. 목소리를 버리고 달리리라 저 먼 북반도를 향하여 무조.. 2007. 3. 2.
외 면 외 면 김나연 세상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귓볼을 간지르는 저 바람을 사랑하여 여름날의 냉커피 같은 정을 만들며 사는데 이국의 신비로움은 습한 바람을 일으키며 낯선 여름의 흔적을 남긴다. 어느 곳에도 내가 아는 얼굴과 내 이름을 기억하는 이는 없다. 가야 할 길은 아직인데 풀도.. 2007. 3. 2.
잔돌이 되어 잔돌이 되어 김나연 처마밑에서 사정없이 고꾸라지는 비와 붉은 기도 두엇 떨구는 봉선화. 혈관을 막는 억울한 것들이 폭포처럼 낙하하는 장마비에 얹어 터지고 나면 머지않은 곳에 작열하는 태양이 오고 있음을 예감한다. 산다는 것이 때론 죽음보다 더 두려운 날로 다가오지만 구름이.. 2007.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