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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을 기록하다 ◑

아이처럼

by sang-a 2017. 2. 17.

 

잠을 청하려는데 후두둑 빗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창을 열어 확인을 해보니 정말 비가 온다.

기다리지 않았는데 비 오고 ~

오늘 밤 나는 아름다운 꿈을 꾸고 싶어진다.

 

소박한 밥상이 차려지고 나의 따스한 사람과 하루를 열어가리

꽃이 피고 지는 것에 대하여

또, 사슴벌레가 사슴을 닮았나 들여다보며

어린아이처럼 소리 내어 웃어볼 테야.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지만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배워가고 싶어

햇살 좋은 날에는 야생화들을 사귀어야지

아주 많은 친구들이 생길 것 같아

이름을 다 외울 수 없게 되면 그 친구들이 섭섭해 할지도 몰라.

사진을 찍어 명함을 만들어 둘까?

 

오늘처럼 빗소리가 가슴을 적시는 날이면

향이 그윽한 커피를 마셔야겠어.

우리는 게으르게 저녁을 맞고 살을 맞대이겠지

그 때엔 달님이 놀러 와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아

 

어느날

서둘러 산 그림자 내려오면 조금은 아픈 이야기들도 기꺼이 나누며

반쯤 남겨진 술을 마시고 함께 울어줘야지

 

추운 겨울, 벽난로가 있는 우리 집으로 친구들을 불러

밤새 즐거운 이야기를 나눠야겠어

 

해가 가고 밭고랑 같은 주름이 또 하나 생겨 자꾸 졸리는 날 오면

여윈 가슴으로도 따스했던 우리의 날들에 감사하며

함께 꽃잎처럼 가볍게 지게 해달라 기도할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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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

먼 길 끝이 보이고 세월의 한 모롱이 돌고 나면  

봄이 올지도 모르겠다. 가지마다 꽃들이 열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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