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분류 : 국한문혼용가사
작자 : 정철
자료형태 : 전적
소장처 : 한국가사문학관
해제시기 : 2009.12.31일
해제자 : 박영주 교수
작품설명(초록)
문학 작품 특히 시가 작품에서 속편이 지어지는 것은 작자가 노래하고자 하는 주제가 그만큼 강렬하거나
간절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자신에게 그만큼 강렬하기에 또 다른 국면을 통해 노래를 지속하고자하며
그만틈 간절하기에 앞서 지은 작품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말이나 생각들을 이어 펴내고자 하는 것일 터다.
송강 정철(松江 鄭澈 : 1536~1593)의 <속미인곡>은 잘 아는 바와 같이 <사미인곡>의 후속편으로서,
작품의 내용이나 전개 혹은 표현 방식이 다를 뿐, 작품의 핵심요소에 해당하는 주제적 측면에서는
전편과 맥락을 같이 한다.
더욱이 작품이 지어진 시기 역시 담양 창평에 낙향하여 지내던 송강의 나이 52~53살이 1587~1588(선조 20~21년)
사이로 <사미인곡>의 제작시기와 같다.
<속미인곡>은 헤어져 그리워하는 '미인-님-임금'에 대한 작자 자신의 애틋한 심정을 두 여성화자를 등장시켜
대화형식으로 엮어나간 작품이다.
'님'을 이별한 처지에서 느끼는 자책과 고독감과 재회하지 못하는 안타까움 속에서 '님'이 자신을 어서 다시
불러주기를 고대하는 마음을 간절한 그리움과 애타는 심정으로 노래하면서 마침내 자신의 이러한 심경을
'님'에게 전할 방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펴낸 연가(戀歌)이자 연군가(戀君歌)이다.
속미인곡 - 현대문
저기 가는 저 각시 본 듯도 하다마는
천상 백옥경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 다 져 저문 날에 누구를 보러 가시는고
아아, 너로구나, 이 내 사설 좀 들어보오
내 얼굴 이 거동이 님 사랑받음직 한가마는
어쩐지 날 보시고 너로구나 여기시기에
나도 님을 믿어 다른 뜻이 전혀 없어
아양이야 재롱이야 어지러이 굴었던지
반기시는 낯빛이 예와 어찌 다르신고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헤아려보니
내 몸이 지은 죄 산같이 쌓였으니
하늘이라 원망하며 사람이라 허물하랴
서러워 풀어 헤아리니 조물주의 탓이로다
그렇게는 생각마오, 맺힌 일이 있습니다
님을 뵈서 봐서 님의 일을 내 일거니
물 같은 얼굴이 편하실 적 몇 날일고
춘한고열은 어떻게 하여 지내시며
추일동천은 누가 있어 뫼셨는고
죽 조반 조석 뫼 예와 같이 잡숫는가
기나긴 밤에 잠은 잠은 어떻게 주무시는고
임 계신 곳 소식을 어떻게든지 알자 하니
오늘도 거의 지났구나 내일이나 사람 올까
내 마음 둘 데 없다 어디로 가자는 말인고
잡거니 밀거니 높은 산에 올라가니
구름은 물론이거니와 안개는 무슨 일인고
산천이 어둡거니 일월을 어찌 보며
지척을 모르거든 천리를 바라보랴
차라리 물가에 가 뱃길이나보자 하니
바람이며 물결이며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렸나니
강천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님 계신 곳 소식이 더욱 아득하기만 하구나
모첨 찬 자리에 밤중에야 돌아오니
반병청등은 누굴 위하여 밝아 있는고
오르며 내리며 헤매며 서성대니
잠깐 사이에 힘이 다하여 풋잠을 잠깐 드니
정성이 지극하여 꿈에 님을 보니
옥같은 얼굴이 반이 넘게 늙으셨어라
마음에 먹은 말씀 실컷 사뢰려 하니
눈물이 연이어 나니 말인들 어이하며
정을못다하여 목조차 에어오니
경망스런 닭울음소이에 잠은 어찌 깨었던고
아아, 허사로다 이 님이 어디에 갔는가
꿈결에 일어나 앉아 창을 열고 바라보니
가엾은 그림자가 날 쫓을 뿌이로다
차라리 죽어가서 낙월이나 되어 있어
님 계신 창 안에 뚜렷이 비추리아
각시님 달일랑 그만두고 궂은비나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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